최태원 “SK하닉 韓주식 액분 검토...AI 수요 급증, 1~2년 갈 현상 아냐”

뉴욕=윤경환 특파원 2026. 7. 11.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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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000660)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나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국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보통주를 액면분할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세가 메모리반도체 공급을 압도하는 현상이 단기적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며 생산설비를 공격적으로 늘리겠다고 예고했다.

최 회장은 "완벽한 시장이라면 미국 ADR과 한국 주식 가격은 같아야 되지만 시장 특성과 사람들의 선호도가 좀 다르다 보니 차이가 날 때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 현상이 영원할 수도 없고 미국 ADR이 한국 주식시장을 위축시키거나 파이를 쪼개는 의미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최 회장은 "한두 해 정도로 끝날 수요라면 (증설) 계획을 내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정액제 형식의 요구는 거의 사라졌고 고객사들이 내가 생각하는 양보다 훨씬 더 많은 메모리반도체를 요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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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美ADR 상장 특파원 간담회
“대미 투자, 검토는 하지만 반드시 할지는 몰라”
“美고객사도 보안 유지 이유로 자국 공장 원해”
“현 AI는 4~5살...메모리 수요 막을 방법 없어”
“中 설비투자 여력 충분...빠른 추격에 대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연 특파원 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시초가가 공모가(149달러)보다 높은 170달러에 형성되자 환하게 웃고 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SK하이닉스(000660)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나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국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보통주를 액면분할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세가 메모리반도체 공급을 압도하는 현상이 단기적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며 생산설비를 공격적으로 늘리겠다고 예고했다.

최 회장은 10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한국 상장 보통주 액면분할 가능성에 대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요청하면 당연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내가 아직 그쪽으로 지식이 없어 해당 주제를 살펴보지 않았다”면서도 동석한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이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하자 “검토는 다 해야 한다”고 수긍했다.

실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ADR 1주는 한국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한다. 주식 거래의 용이성이 한국과 미국에서 다르게 적용됐다는 뜻이다. 액면분할 요구는 지난 3월 SK하이닉스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주가뿐 아니라 거래량과 투자자 구성, 시장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며 “회사의 성장세와 주가 상승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며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완벽한 시장이라면 미국 ADR과 한국 주식 가격은 같아야 되지만 시장 특성과 사람들의 선호도가 좀 다르다 보니 차이가 날 때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 현상이 영원할 수도 없고 미국 ADR이 한국 주식시장을 위축시키거나 파이를 쪼개는 의미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최 회장은 미국의 대미 투자 요구와 관련해서는 “검토는 할 수 있지만 반드시 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거리를 뒀다. 최 회장은 “미국이 투자 요청을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하지 않았지만 관련 뉴스가 많이 나왔기에 공식 요구 여부는 중요치 않은 것 같다”며 “미국이 제조업의 리쇼어링(해외 사업장의 자국 복귀)을 정책적으로 추진하니 당연히 거기에 반도체도 해당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메모리반도체 팹(생산공장)을 지으려면 전력, 깨끗한 용수, 대규모 부지 등 여러 가지 요건들이 충족돼야 한다”며 “그 조건에 맞는 장소가 있다면 그곳이 미국이든 전 세계 어디든 상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마이크론의 미국 뉴욕주 클레이타운 팹 콘크리트 타설 기념식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도 대미 투자를 요구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미국의 선거 일정이나 누군가의 임기에 맞춰 뭘 하는 것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최 회장은 다만 “중요한 점은 제일 큰 시장이 미국에 있고 상당히 많은 고객사들도 미국에서 나온다는 사실”이라며 “고객사들이 공급자의 보안 유지를 상당히 원하고 미국에도 시설을 지어주길 원하기에 이를 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만약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추가 공장을 짓더라도 이것이 한국 제조 역량의 위축으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거듭 당부했다. 최 회장은 “이 산업이 더 이상 제로섬 게임도 아니고 우리는 더 많은 공급 능력이 필요하다”며 “우리도 당연히 미국 투자 선택지를 고려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미국에 꼭 공장을 짓겠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AI 시장과 관련해서는 현 수요 폭증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데 무게를 실었다. 최 회장은 “수요가 많아지면 호황, 공급이 늘면 불황이 왔는데 이제는 확실히 (반도체 산업이) 예전과 똑같은 주기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지금은 수요과 공급 간 격차가 무지하게 크고 증가 속도도 수요가 공급을 능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메모리반도체 공급은 생산시설을 신중히 골라 지어야 하기에 한계에 직면한 반면, 수요는 AI 토큰(단어 또는 문장 기본 단위) 사용량 증가로 급증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최 회장은 “일반인들까지 AI 토큰을 엄청나게 사용하면서 지우지 않고 어딘가에 저장해야 하는 키 밸류(KV) 캐시가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가 지금 보는 AI는 이제 겨우 4~5살 어린아이 수준이기에 AGI(인공일반지능·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추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AI)까지 가려면 매우 많은 양의 정보를 학습해야 하고 그 저장 수단은 메모리반도체일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기술 혁명이 계속 일어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을 덜 쓰고 저장·압축 기술도 발전하겠지만, 메모리 자체가 늘어나는 현상을 막을 방법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너무 비싸질 경우 판매처가 되는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공급 확대 필요성의 근거로 들었다. 최 회장은 “시장이 AI 쪽에만 있는 게 아니라서 메모리 가격이 너무 비싸지면 소매, 자동차 등 전통 산업이 곤란해지고 반도체 업계도 죽게 된다”며 “일본에 가면 일본 공장을 검토한다고 하고 미국에 가면 미국 공장을 검토한다고 하는데 최대 투자를 단행해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뉴욕에 오기 전 캘리포니아주를 들러 고객사들을 만났다며 “어떻게 생산량을 늘려 공급을 해줄 것인가”라는 공통 질문만 반복적으로 들은 일화도 소개했다. 최 회장은 “한두 해 정도로 끝날 수요라면 (증설) 계획을 내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정액제 형식의 요구는 거의 사라졌고 고객사들이 내가 생각하는 양보다 훨씬 더 많은 메모리반도체를 요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최대한 빨리 생산시설을 지으려고 하지만 메모리반도체 공장은 돈만 있다고 척척 지을 수도 없는 것”이라고 답답해 했다.

중국 반도체 업계의 추격과 관련해서는 “위협을 느낄 때는 이미 늦은 것”이라며 “우리가 좀 더 빨리 가야 되고 AI 기술의 포트폴리오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중국 기업들이 적자를 벗어나 흑자로 전환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서도 상당히 큰 이익을 얻으면서 설비투자 여력을 계속 만들고 있다”며 “중국이 꽤 빠른 속도로 쫓아올 것은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최 회장은 간담회에 앞서 SK하이닉스 나스닥시장 ADR 상장 기념 ‘오프닝벨’ 행사에도 참석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IPO로 미국 내 외국 기업으로는 역대 최대인 265억 달러(약 40조 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첫날 13% 급등 SK하이닉스…조달한 40조로 뭘 하나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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