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한 변신…달라지는 북한 관광

강혜란 2026. 7. 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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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 가보진 않았습니다만
김한규 지음
소명출판

총 길이 5.5㎞의 해안가를 따라 20층 내외 호텔들이 자리하고 있다. 스위트룸 발코니에선 명사십리 은빛 모래와 푸른 동해가 보인다. 인근엔 도심공항 형태의 국제비행장 활주로가 뻗어 있다. 지난 2025년 6월 개장한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얘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랑만의 십리해안, 인파십리가 될 것 같다”며 극찬한 북한 관광의 신흥 핵심지다.

객실 수 2만여 개로 추정되는 원산 갈마지구는 제주도 방문 관광객 수(2024년 1378만 명)에 빗대 추산하면 연 355만 명이 들어야 유지 가능하다. 이 많은 여행객이 어디서 올까. 김정은식 허세에 불과할까. 핵개발에 따른 국제제재로 수년간 완공이 지연되긴 했어도 갈마지구는 2010년 중국 단체관광 공식 시작 이래 눈에 띄는 변곡점이다. 실제 북한 주민들의 국내 여행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달라지는 북한관광’을 읽어야 할 이유다.

책은 코로나19 이후 2024년 2월 북한이 받아들인 첫 번째 외래관광객이 중국이 아닌 러시아란 사실에 주목하면서 시작한다. 2020년대 들어 밀월을 강화하는 북·러 관계 연장선상에서 이를 이해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렇듯 북한의 관광정책은 대외관계와 경제전략의 종속변수이긴 해도 그 자체로 사회 변화를 반영하기도 한다. 저자는 공개된 언론 보도, 연구자료 외에도 해외의 방북 여행객 후기 등을 관찰하고 탈북민 등 관계자 인터뷰를 토대로 북한 내 관광 현황을 소개한다. 단순한 체제선전을 넘어 관광을 외화벌이 및 국내경제 활성화 통로로 활용하는 북한의 관광콘텐트 변천을 주시하며 오래전 중단된 남북관광의 가능성까지 조심스레 내다본다.

평양에 가본 적 없다곤 해도 저자는 2000년대 중반 금강산지구에 수십 차례 다녀오기도 했다. 2015년 북한학 박사를 받았고 현재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에서 근무 중이다. 방북 경험과 탄탄한 북한 이해를 갖춘 데다 프레시안 기자 경력까지 뒷받침된 글쓰기라 편안하게 읽힌다. 후반부에 실린 ‘가상으로 써보는 북한여행기’에 이르면 가본 적 없는 북한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느낌이다.

강혜란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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