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원→1만5천원” 무서워서 못 먹겠다…만만한 국민생선, 갑자기 ‘금값’된 이유 [지구, 뭐래?]

김광우 2026. 7. 1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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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구이.[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고등어 백반 가격이 1만5000원’

갈치, 명태, 오징어 등 여타 선의 가격이 일찌감치 오른 가운데, 그나마 ‘국민생선’ 자리를 지켰던 생선이 있다. 바로 고등어.

하지만 고등어 또한 이제 흔하기만 한 생선이 아니게 됐다. 최근 국산과 수입산을 막론하고 가격이 폭등한 결과다.

가정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1만원 이하로 즐길 수 있었던 고등어 백반. 하지만 서울의 유명한 생선백반 골목 가게들에서도 현재 그 가격을 1만5000원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한 생선구이 가게의 메뉴판.[헤럴드DB]

점차 사라져 가는 국민생선들. 원인은 역시 해수면 온도 상승이다. 특히 고등어의 경우 바다가 따뜻해지며, 국내 수요가 높은 큰 개체들이 잘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고등어뿐만 아니다. 우리나라 근처에서 잡히는 생선들의 양은 2000년대 들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빠른 속도의 기후변화로 우리가 알던 바다의 모습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서울 시내 한 마트에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진열되어 있다.[연합]

한국농축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5년 국산 염장 고등어의 평균 소매가격은 6431원으로 2024년(4859원)과 비교해서 32.4%(1572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올해의 경우 평균 6010원으로 지난해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평년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산 고등어 가격은 2020년대에 들어 유독 급변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불과 5~10년 전인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국산 염장 고등어 평균 소매가격은 3000~3100원대를 유지한 바 있다.

강원 강릉시 주문진항에서 선원들이 배에 잡아 온 고등어를 옮기고 있다.[연합]

하지만 ▷2021년 3683원 ▷2022년 3855원 ▷2023년 4393원 등으로 2020년대에 들어 연평균 10%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불과 5년 만에 2배 가까이 가격이 폭등한 셈. 일찌감치 어획량이 줄어, 가격이 오른 갈치, 명태 등 여타 국민생선과는 다른 추세다.

주목할 점은 고등어 생산량 자체가 줄어들어 생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2025년 우리나라 연근해 고등어 생산량은 20만2554톤으로 전년 대비 62.1% 증가했다. 최근 5년 평균 생산량(11만1143톤)과 비교해서도 80% 증가한 수준이다.

6일 서울 시내 한 마트에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진열되어 있다.[연합]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주로 소비되는 대형 고등어가 드물어졌다는 것.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만 해도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된 소비자 선호 크기(300g 이상)의 고등어 비중은 단 0.7%에 불과했다. 이는 직전 해 12월(14.8%)과 비교해서 20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것.

고등어를 많이 잡아도, 국내에서 팔 물량이 없다는 얘기. 이에 대부분 중소형 고등어는 해외 수출품으로 취급되고 있다. 주요 수출 대상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중국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수산물을 고르고 있다.[연합]

이처럼 수요가 높은 큰 개체가 자취를 감춘 것 또한 해수면 온도 상승이 주요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큰 고등어의 적정 서식 수온대를 벗어나며, 기존 어군과 어장의 위치가 변화했다는 것. 특히 큰 고등어가 작은 고등어보다 온난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더 빠르게 북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연근해 해수면 온도 상승세는 유독 가파른 수준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 영향 브리핑북’에 따르면 지난 1968부터 2024년까지 한국 주변 해역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약 1.58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 상승폭(0.74도)을 고려하면,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로 따뜻해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 14일 서울 한 대형마트의 개방형 냉장고에 냉동식품이 진열돼 있다. 김광우 기자.

심지어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고등어 가격 상승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는 이유가 있다. 그간 국내산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수입되며 수요를 대체하고 있었던 것.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노르웨이 수입산 고등어 가격도 폭등하며, 대체제로서의 역할이 희미해지고 있다.

실제 aT에 따르면 수입산 염장 고등어의 소매가격은 올해 평균 1만708원(10일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2024년까지만 해도 6000원대 수준이었던 수입 고등어 가격은 2025년 9000원대로 급상승한 뒤, 올해도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노르웨이 고등어.[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제공]

이는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공급 감소 때문. 노르웨이 정부는 올해 고등어 어획 할당량을 7만9000톤으로 정했다. 이는 2024년 21만5000톤, 2025년 16만5000톤 등 수준에서 절반가량 줄어든 물량. 노르웨이 정부가 어획 자원을 지키려는 조치에 돌입하며, 가격 상승을 부추긴 셈이다.

비단 고등어나 갈치 등 국민생선 만의 문제가 아니다.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발표한 ‘2025년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대(2020~2023년)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생산량은 평균 93만톤으로 1980년대(1980~1989년)와 비교해 60% 수준으로 감소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쇼핑객이 제수용 조기를 고르고 있다.[연합]

빠른 속도로 생산량이 줄어든 원인은 어장 환경 악화. 수십 년간 무차별적인 남획이 이어지며 물고기의 씨가 마르고 있다. 물론 기온 상승으로 인해 한국인이 소비하는 친숙한 어종들이 사라진 것 또한 큰 영향을 줬다.

기온 상승으로 인한 해양 생태계 붕괴를 즉각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남획을 방지해, 어족 자원을 지키는 것은 국제적인 합의로 가능한 일. 이에 지속가능한 수산자원 확보 및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국제적인 가이드라인 준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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