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감독 후보' 아기레, 멕시코에서 평가는 어땠나... 북중미 월드컵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이원희 기자 2026. 7. 1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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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는 하비에르 아기레 전 멕시코 축구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선수들을 지도하는 하비에르 아기레 전 멕시코 축구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한국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는 하비에르 아기레(68) 감독을 향한 멕시코 현지 평가는 어땠을까.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전후로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멕시코 매체 SDP 노티시아스는 10일(한국시간) "아기레 감독이 한국의 타깃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은 북중미 월드컵 이후 아기레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그는 여러 제안을 비교하는 동시에 감독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아기레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을 끝으로 멕시코 대표팀과 결별한 뒤 곧바로 여러 제안을 받기 시작했고, 이 가운데 한국의 관심이 가장 먼저 공개됐다"면서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전 감독 체제에서 월드컵 A조 최하위에 그친 뒤 2030년 월드컵을 겨냥한 새 프로젝트를 위해 풍부한 경험을 갖춘 지도자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조만간 아기레 감독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한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아기레 감독은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일본 대표팀을 이끈 경험이 있고,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한국과 같은 A조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특히 한국 축구의 에이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뛰던 시절 그의 지도를 받았다. 아기레 감독은 여러 차례 이강인의 재능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사제의 인연을 이어가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아기레 감독은 이번까지 세 차례 멕시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2002 한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 그리고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모두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다만 이번 대회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월드컵 개막 전만 해도 멕시코 현지에서는 "왜 또 아기레인가"라는 의문이 적지 않았다. 이전의 성과는 인정하지만 세 번째 대표팀 사령탑 선임이 최선의 선택인지를 놓고 비판과 우려가 이어졌다.

미국 LA타임스도 "일각에서는 아기레 감독을 세 번째로 멕시코 대표팀 사령탑에 앉힌 결정이 최선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멕시코전에서 활약하는 이강인(왼쪽). /AFPBBNews=뉴스1
그러나 월드컵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멕시코는 홍명보 전 감독이 이끌던 한국,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A조에 편성됐다. 치열한 경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멕시코는 조별리그 3전 전승을 기록, 가볍게 조 1위를 차지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LA타임스는 한국전 승리 직후 "아기레 감독은 월드컵 전부터 이어졌던 의구심 속에서 멕시코가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하며 압박감을 덜어냈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개인적인 명예 회복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축구는 가장 최근 결과만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아기레 감독도 "이기면 최고가 되고, 지면 최악이 된다"고 말했다. 월드컵 전까지 비판을 받았지만, 토너먼트 진출을 이끌자 다시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지는 축구계의 현실을 담담하게 표현한 것이다.

하비에르 아기레 전 멕시코 축구대표팀 감독(왼쪽). /AFPBBNews=뉴스1
하비에르 아기레 전 멕시코 축구대표팀 감독이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상승세를 이어간 멕시코는 32강에서 에콰도르를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이는 멕시코가 역대 최고 성적인 8강을 기록했던 1986 멕시코 월드컵 이후 무려 40년 만에 토너먼트 경기에서 거둔 승리였다. 자연스럽게 아기레 감독의 지도력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비록 멕시코는 16강에서 잉글랜드에 2-3으로 석패하며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현지 여론은 예상보다 우호적이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멕시코 팬들이 "2022 카타르 월드컵 때보다 훨씬 좋은 팀이었다", "잉글랜드를 상대로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반응을 남겼다. 일부 잉글랜드 팬들 역시 "우리가 승리했지만 멕시코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물론 아쉬움도 남았다. 아기레 감독은 2002년과 2010년에 이어 또 한 번 16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잉글랜드전에서는 상대가 퇴장당해 후반 대부분을 수적 우세 속에서 치렀음에도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경기 막판 훌리안 키뇨네스(알 카디시야)를 빼고 장신 공격수를 투입해 공중볼 승부를 택한 전술적 선택 역시 적지 않은 논란을 낳았다. 키뇨네스는 이번 대회 5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최고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아기레 감독은 키뇨네스를 빼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지만, 팀이 패배하면서 아기레 감독의 선택도 실패로 돌아갔다.

폭스스포츠도 "아기레 감독은 2002년, 2010년, 그리고 2026년 월드컵에서 모두 멕시코를 이끌고 16강에 올랐지만, 한 번도 그 벽을 넘지 못했다"면서 "이번 잉글랜드전에서는 경기 막판 키뇨네스를 교체한 결정도 논란이 됐다"고 꼬집었다.

하비에르 아기레 전 멕시코 축구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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