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픔은 위대한 챔피언이 되어가는 과정" 놀라울 정도로 패배의 아픔을 털어버린 코코 고프

김홍주 기자 2026. 7. 1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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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여자단식 4강전을 치르기 위해 경기장에 입장하는 코코 고프. 윔블던

9일 카롤리나 무호바(체코)와의 롤러코스터 같은 준결승전에서 패배한 후, 코코 고프(미국)는 매치 포인트 상황에서 네트에 걸려버린 자신의 드롭샷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세계 7위인 고프는 3세트 매치 타이브레이크 9-8 상황에서 자신에게 찾아온 유일한 매치 포인트 기회를 맞았다. 팬들은 단 몇 초만 있으면 고프의 윔블던 결승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고프의 드롭샷이 네트에 걸리면서 아쉽게 흐름을 내주었다.

관중들이 미처 자리에 앉기도 전에, 고프는 서둘러 라켓을 챙겨 출구로 빠져나갔다. 2026년 대회는 지금까지 그녀가 윔블던에서 거둔 최고의 성적이었고 대회 내내 잔디 코트에서 엄청난 기량 발전을 보여주었지만, 고프는 한동안 자신의 매치 포인트 기회를 계속 떠올리며 아쉬움을 갖게 될 것 같다고 인정했다. 

경기에 앞서 몸을 풀고 있는 코코 고프. 윔블던

고프는 "오늘 밤에는 계속 그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매치 포인트를 잡고 나서 경기에서 패한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있었다고 해도 마지막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이 아쉬움을 떨쳐내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 말은, 로저 (페더러)도 이곳에서 매치 포인트를 놓친 적이 있고, 야닉 (시너)역시 롤랑가로스에서 그런 일을 겪었잖아요. 위대한 챔피언이라면 누구나 커리어에서 한 번쯤 이런 일을 겪기 마련입니다. 어쩌면 저 역시 그들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인지도 모르죠."

그랜드 슬램 2회 우승자인 고프는 "테니스를 안 보는 사람들은 '도대체 왜 그런 샷을 쳤어?'라고 하겠죠. 결국, 그건 제가 내린 선택이었습니다. 그 순간에 옳은 선택이었을까요?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만약 성공했다면, 다들 정말 위기에 강한 결정적인 샷이었다고 말했을 거예요"라고 회상했다.

코코 고프.

"이게 바로 테니스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미세한 차이로 포인트를 잃기도 하죠. 솔직히 상대의 리턴이 제가 처리하기 까다로운 곳으로 날아왔습니다. 바운스에 약간 허를 찔렸어요. 순간 조금 당황했었죠. 이런 순간들을 통해 배우고, 제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에 대해 더 명확하고 간결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저는 코트 위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녀는 "고통스러운 이야기는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윔블던 준결승 매치 포인트 상황에서 패배하는 경험조차 간절히 원할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일인 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이번 경험은 제가 향후 이런 경기에서 승리하게 될 순간을 더욱 달콤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고프는 "기존의 안 좋은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을 들이려면, 이런 상황들을 겪어내며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입니다. 저를 싫어하든 좋아하든, 이번 대회에서 제가 이뤄낸 발전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겁니다. 글쎄요, 긍정적인 부분들이 참 많습니다. 확실히 앞으로의 제 모습을 기대하게 만드네요"라고 덧붙였다.

코코 고프.

고프는 자신이 그토록 존경하는 상대에게 패배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하였다가 이내 그 표현을 살짝 정정했다.

"이 경기는 제가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아니 영광은 아니죠, 져서 영광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네요. 잘 모르겠습니다. 제 커리어에서 평생 기억에 남을 경기라는 뜻입니다. 패자가 되는 건 끔찍한 일이지만, 코트를 걸어 나오면서조차 속으로 '정말 재미있는 승부였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무호바가 같은 체코 출신의 린다 노스코바를 상대로 생애 첫 윔블던 결승전을 준비하는 동안, 고프는 하드 코트 시즌을 대비하기 위해 집이 있는 플로리다로 돌아갈 예정이다. 가슴 아픈 패배에도 불구하고, 고프는 경기 후 놀라울 정도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기자회견장에 들어섰고 회견 내내 농담을 건네기도 했으며, 이번 패배에 오래 얽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코코 고프.

고프는 "(이 패배를 극복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 같습니다. 네, 경기 직후에는 정말 많은 감정이 교차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저 '순간의 결정 하나만 달랐어도 지금 전혀 다른 기분으로 이 기자회견장에 앉아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뿐입니다."

고프는 토요일에 열리는 결승전에서 누가 우승하든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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