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하메네이 장례 끝났지만...아들 모즈타바는 끝내 안 나타났다
반미·반이스라엘 노선 재확인
후계자는 장례 마지막도 불참

중동 안보 지형의 한 축을 이뤄온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장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란 지도부는 장례 기간 내내 반미·반이스라엘 기조를 거듭 강조한 가운데 후계자인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권력 승계를 둘러싼 의문도 제기되는 양상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9일(현지 시간) 북동부 마슈하드의 이맘 레자 성지에서 매장식을 열고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시신을 안장했다. 이달 4일 시작돼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와 이라크 내 시아파 성지를 순회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장례식은 엿새간의 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첫날이던 올해 2월 28일 수도 테헤란 관저에서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을 받아 일가족 12명과 함께 숨졌다.
이란이 장례식을 통해 대내외 발신한 메시지는 한층 강경해진 반미·반이스라엘 노선이었다. 미국 건국 250주년에 맞춰 장례 일정이 시작될 정도로 치밀하게 기획된 행사에는 수백만 명의 조문객이 몰렸다. 검은 상복을 입은 추모객들은 ‘피의 보복’을 상징하는 붉은 깃발을 흔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장례 초반에는 중국과 러시아 등 반미를 공통분모로 하는 전략적 협력국과 우방국의 고위 인사들도 참석해 연대를 과시했다.
반면 서방 언론은 인구 9000만 명의 이란 사회가 애도하는 세력과 애도를 거부하는 세력으로 사실상 양분돼 있다고 전했다. CNN은 “많은 이란인들이 이 거대한 장례 행사에 분노하고 있다”며 “이들은 하메네이를 억압적인 정권의 상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이날 장례를 마무리하는 매장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전쟁 첫날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은둔이 길어지면서 사망했거나 심각한 장애를 입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가적 행사이자 부친의 장례식에도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이란 권력 승계 과정을 둘러싼 의문은 다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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