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인→당구선수’ 임완섭 “음악과 스포츠의 감각은 똑같다”
정보윤 “오빠와 소통하면 난구도 풀려”

“비시즌 함께 열심히 연습했다.”(임완섭)
“오빠와 성격이 잘 맞는다.”(정보윤)
프로당구 하림의 혼합복식 전담 임완섭(33)-정보윤(25)은 10일 경기도 광명시민체육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2025~2026 팀리그’ 1라운드 6일차 경기 하이원리조트전 팀 승리(세트 점수 4-2) 뒤 기자회견장에서 특유의 발람함을 발산했다.
이날 둘은 4세트 혼합복식에 출전해 상대 에디 레펀스-전지우 짝을 9-0(3이닝)으로 완파해 팀 승리의 밑돌을 놓았다. 하림은 이날까지 5승1패로 우승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매 경기 완벽한 플레이로 특급조연 구실을 하는 둘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높아가고 있다.
특히 2022년 3부 리그를 통해 프로무대에 입문했고, 2024~2025 시즌부터 1부리그 출전 자격을 얻는 임완섭이 원래 국악 대금을 전공한 음악학도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임완섭은 이날 경기 뒤 “집안 분위기 아래서 4살 때부터 국악을 접했다. 대금을 전공해 대학원까지 마쳤지만, 당구의 마력에 빠져 직업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부모님도 지금은 열렬한 당구팬이 됐다.
임완섭이 당구를 처음 접한 시점은 대학 1학년 때다. 그는 “당구 큐를 잡는 순간 궁합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당구는 스포츠이지만 음악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음악이 청각이나 손의 특별한 감각을 요구하듯이, 당구는 당점과 힘, 회전의 미세한 조절에 따라 천변만화의 변화가 일어난다.
그는 “예체능이라고 말하는데, 서로 연결돼 있는 것 같다. 정답이 없고, 아무리 노력해도 궁극의 경지에 도달할 것 같지도 않다”라고 했다. 당구처럼 대금도 3일만 쉬면 감각이 떨어져 티가 난다고 한다.

물론 음악뿐 아니라 당구 재능도 타고나야 할 것 같다. 뒤늦게 큐를 잡은 구력 13년 정도의 선수가 프로가 된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임완섭은 “처음 공을 쳤을 때 남들보다 잘한다는 얘기는 들었다. 연속해서 32시간을 친 적도 있지만, 동호회 YB에서 활동하면서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돌아봤다.
임완섭의 혼합복식 파트너인 프로 선배 정보윤은 “완섭 오빠가 조금 외향적인데, 내향적인 나와 성격이 잘 맞는다”며 “경기 중이나 연습할 때도 서로 얘기를 하면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굳었던 몸도 유연해진다”고 말했다.

정보윤은 임완섭이 5월 드래프트를 통해 하림에 지명되자, 일찌감치 호흡을 맞췄다고 한다. 정보윤은 “완섭 오빠와 내가 혼합복식을 맡을 것 같았다. 오빠가 연습하는 클럽에서 함께 준비했다”고 했다.
올 시즌 임완섭은 혼합복식 4승(2패)을 수확했고, 정보윤은 여자복식 1경기를 포함해 5승(2패) 고지에 올랐다. 팀 상승세를 돕는 데 수훈갑 구실을 한 셈이다.
정보윤은 “완섭이 오빠가 은근히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고 했고, 임완섭은 “활력 넘치는 보윤이가 있어 팀 전체의 기운이 좋다”고 짚었다.

둘의 단기 목표는 1라운드 팀리그 우승이다. 하지만 개인전 8강(임완섭), 4강(정보윤) 진출 경험이 있는 둘이 개인 투어에서도 잠재력을 폭발시킬 가능성은 크다.
이에 대해 둘은 “일단 1라운드 팀 우승에 집중하고 있다. 개인전은 그 이후의 일”이라고 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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