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戰 특수에 웃는 빅오일…트럼프 “당장 내려라” 충돌 본격화
휘발유 25%·디젤 30% 급등 속 사상 최대 실적
호르무즈 봉쇄·러 수출 금지로 유가에는 겹악재
![뉴욕 브루클린의 한 주유소에서 한 남성이 차량에 주유를 하고 있다. [AFP]](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0/ned/20260710183212125byou.jpg)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의 대형 석유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 전쟁으로 사상 최대 수준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연료 가격 급등을 두고 기업들의 ‘가격 폭리’를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엑손모빌과 셰브런은 이달 말 각각 150억달러(약 22조5000억원)와 97억달러(약 14조6000억원)의 2분기 순이익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직전 분기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시장 전망을 집계하는 팩트셋에 따르면 정유사 마라톤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촉발됐던 2022년 이후 최대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이며, 발레로 역시 호실적이 예상된다. 코노코필립스와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등 대형 셰일업체들도 원유 가격 상승에 힘입어 이익 급증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기업들은 공급 부족을 기회로 삼아 원유와 정제유 수출을 사상 최대 규모로 늘렸다. 이번 전쟁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전 세계 수요의 약 20%에 해당하는 걸프 지역 수출이 중단됐다. 원유와 디젤, 항공유 가격이 치솟아, 전쟁 이후 원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기도 했다.
분석가들은 빅오일의 이익 급증이 미 정가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고 봤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25% 오른 갤런당 3.8달러, 디젤은 30% 상승한 갤런당 4.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연료비 인플레이션은 운송비 상승을 타고 항공권부터 식료품까지 경제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로이터]](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0/ned/20260710183212425oxon.jpg)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몇 달 앞두고 에너지 기업들의 가격 폭리 여부를 조사하라고 법무부에 지시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는 “휘발유 소매업자들은 즉시 가격을 내려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케빈 북은 “투자자들은 수익을 보겠지만, 정부는 분노할 것”이라며 “가격 상승을 초래한 것은 업계가 아니라 전쟁”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고유가로 이익을 보면서 행정부가 요구해온 신규 시추 확대에는 응하지 않고 있어, 행정부와의 갈등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잠시 하락했으나, 최근 공습 재개로 다시 급등해 고유가 추세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엔베러스의 칼 래리 애널리스트는 “정제유 가격과 원유 가격 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있다”며 “정제 능력이 제한돼 있어 정제유 가격의 고공행진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러시아발 악재까지 더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이 타격을 받으면서 소련 붕괴 이후 최악의 연료 위기가 발생하자, 세계 2위 디젤 수출국인 러시아는 디젤 수출을 금지했다.
글로벌 디젤 공급이 빠듯해지면 산업과 농업에 필수적인 디젤을 생산하는 빅오일 기업들이 추가로 막대한 이익을 낼 수 있다. 휴스턴대 에너지 펠로인 에드 허스는 “변동성이 생기면 가격에는 프리미엄이 붙는다”며 “불확실성에는 비용이 따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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