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약수사 외압’ 주장 백해룡, 5400쪽 수사기록 오늘밤 공개
‘수사기록 반출·공개’ 위법 논란 이어질 듯

‘세관 마약 연루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해온 백해룡 경정이 5400쪽에 달하는 수사기록 전체를 10일 밤 개인 블로그에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검·경 합동수사단이 해당 의혹에 실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백 경정은 기록 원본을 공개해 ‘국민의 판단을 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백 경정은 10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날 밤 8시에서 10시 사이에 “약 5400쪽 분량의 ‘마약 게이트’ 수사 기록을 개인 블로그에 업로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 경정은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 재직 시절, 세관의 마약 밀반입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권 차원의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해 왔다.
관련 의혹으로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서울동부지검 산하에 검경 합동수사단이 구성돼 수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합동수사단 구성과 수사 과정에서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합동수사단 파견 당시 백 경정은 수사기록이 포함된 자체 보도자료를 수차례 공표했으며, 올해 1월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복귀하며 합수단 내 ‘백해룡 팀’이 생산한 사건 기록을 반출했다.
합동수사단은 올해 2월 백 경정이 제기한 대통령실 개입 및 검찰의 사건 은폐 의혹 등에 대해 “모두 아무런 실체가 없는 사안으로 확인됐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백 경정은 이런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임은정 동부지검장과 설전을 벌이고, 지난달 20일에는 자신의 블로그에 전체 수사 기록 공개를 예고하며 74쪽 분량의 ‘총론-해설본’ 파일을 먼저 게재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수사기록 외부 반출과 공개 행위의 위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명예교수(경찰행정학)는 “심각한 범죄 행위”라며 “(백 경정이 공개를 이어갈수록) 국가기관에 대한 공신력이 땅에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경찰청은 검찰의 감찰·징계 요구에 따라 백 경정에 대한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백 경정 쪽은 수사기록 공개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한 공익적 행위라는 입장이다. 백 경정의 법률대리인인 이창민 변호사는 “기록을 보고 국민이 직접 평가하고 판단해달라는 취지다. (자료의) 비실명화 작업을 거쳤다”며 “피의사실 공표 등의 소지가 없지는 않겠지만, (기록 공개의) 공익적 목적이 압도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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