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예결위원장 "年100조 불용액 줄여야…예산심사, AI로 혁신"

이시은/문경덕 2026. 7. 1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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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키플레이어 - 이광재 국회 예결위원장
예산 심의 과도하게 고착화
제로베이스로 새 판 짜야
'국회 아이디어 뱅크'로 불려
휴면포인트 지역화폐 전환도
李 위원장이 단초 제공

“관성적 예산 편성과 심사를 벗어나야 합니다. 새 시대에 맞는 ‘돈의 흐름’을 국회가 짚어낼 것입니다.”

22대 국회 후반기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은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4선·경기 하남갑·사진)은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가 출범 첫해 ‘제로베이스’ 예산을 추진해 큰 폭의 변화를 이끌었다”며 “당시 방식을 차용해 지역 대학의 기업 도시화, 모험적 연구개발(R&D), 인공지능(AI) 기술 등 혁신 분야로 예산을 배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진으로 정계에 입문해 노무현 정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국회 사무총장, 강원지사 등을 거쳤고 6·3 재보궐선거로 4선 의원이 됐다.

 ◇예산 원점에서 재검토

이 위원장이 제로베이스 예산이란 표현을 쓴 건 정부와 국회의 예산 기획·심의 체계가 과도하게 고착화됐다는 판단에서다. 국가 예산은 매년 9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면 예결위가 12월 초까지 심의하는 구조다. 정부는 직전 연도 예산 항목을 가져와 기본 골격을 짜고, 예결위원의 문제 제기는 주목받는 사업에만 쏠린다. 이 위원장은 “돈을 어디에 투입해야 미·중 패권과 AI 전쟁에서 살아남을지 원점에서 토론해야 한다”며 “완전한 제로베이스 예산은 어렵더라도 각 부처 장관과 여야가 머리를 맞댈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결위원장 출신인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국회 목소리를 듣겠다고 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예결위원의 심의·평가 역량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 구성 완료 직후 여야 위원의 공부 모임을 꾸릴 예정”이라며 “매년 11월에나 움직이던 예결위 시계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여야 소통을 늘려 예산안 법정 시한을 준수하고, 매년 100조원에 이르는 예산 불용액·이월금 등 ‘사용되지 못한 돈’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예산 심사의 AI 도입도 추진한다. 이 위원장은 “국회예산정책처와 AI로 예산안을 분석하는 방법을 연구 중인데 아직 결괏값이 좋지 않다”면서도 “올해 심사에 시범 삼아 적용해보고 추후 꼭 안착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1사 1계약학과’ 투자

이 위원장은 국회의 ‘아이디어 뱅크’로 통한다.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카드 포인트와 마일리지 등을 지역화폐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 위원장 아이디어가 기반이 됐다. 그는 심의·평가를 통해 절약한 예산이 흘러야 할 곳으로 교육 분야를 짚으며 새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경상국립대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1등 건축학과’를 세우고, 전북대는 농촌진흥청·국민연금공단과 식품학과·금융학과를 설치할 수 있다”며 “계약학과를 개설하고 사내 인력을 교수로 초빙하거나 학내 부지를 제공해 대학을 기업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올해도 증액될 것으로 전망되는 R&D 예산은 투자와 개혁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 주도 R&D 과제 성공률이 98%에 이르는데 중국은 목표치가 40%”라며 “도전적 과제를 두고 세계적 결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투자는 제조업 AX(AI 전환)와 같이 응용 기술을 ‘세계 1등’으로 키우는 데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서는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늘어서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글=이시은/사진=문경덕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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