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생존부터 멸종까지…CEO가 추천하는 여름 휴가책
'에이전틱 AI'·'경험의 멸종'…
경영서부터 인문서까지 12권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다. 멀리 여행을 가든,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든 책 한 권은 휴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미뤄왔던 고전을 펼칠 수도 있고, 경쟁력을 키워줄 경영서를 읽기에도 더없이 좋은 시기다. 멀티캠퍼스의 지식서비스 세리CEO는 국내 최고경영자(CEO) 235명을 대상으로 독서 성향과 휴가철 독서 계획을 조사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CEO가 휴가 때 읽을 책’ 12권을 선정했다.
◇왜 전쟁이 끊이지 않을까

현대 자본주의는 과연 자유롭고 공정할까. 월가 대표 투자자인 루치르 샤르마는 <무엇이 자본주의를 망가뜨렸나>에서 정부의 반복적인 개입이 지난 40년간 자본주의 원칙을 왜곡해 왔다고 지적한다. 반복된 구제 금융과 초저금리 정책이 부채 의존 경제를 만들었다고 분석한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던컨 웰던의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는 약 1000년 전 바이킹의 약탈부터 현대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세계를 뒤흔든 폭력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한다. 각종 전쟁은 광기가 아닌 그 시대 사람들의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게 저자의 관점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가장 중요한 화두로 부상했다. 엘리에저 유드코스키와 네이트 소아레스는 에서 AI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 인류가 멸종될 것이란 파격적인 주장을 펼친다.
‘코끼리 곡선’이라는 용어를 학계에 유행시킨 경제학자 프랑코 밀라노비치는 <불평등의 담론>에서 2세기 동안 불평등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사유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추적한다. 애덤 스미스 등의 관점부터 최근 불평등에 관한 관심을 부활시킨 토머스 피케티의 시각까지 탐구 대상으로 삼았다.
◇좋은 인재를 모셔오는 법은
AI를 내 조직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파스칼 보넷 등 AI 전문가들이 쓴 <에이전틱 AI>는 AI를 실제 조직과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일하는 주체’라고 말한다. AI와 함께 일하는 구조를 치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져가고 있다. 신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쓴 <정서적 연봉>은 이런 시대에 인재들을 붙잡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높은 연봉뿐만 아니라 직원의 행복을 위한 공간 제공, 성장의 기회를 아끼지 않는 문화 등 정서적 차원의 연봉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월 출간한 <다시, 초격차>도 살펴볼 만하다. 전작 <초격차>가 어떻게 앞서갈 것인지를 묻는 책이었다면, <다시, 초격차>는 잘해오던 방식이 왜 지금 통하지 않는지를 분석한다. 조직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리더로서 어떻게 행동해고 판단해야 하는지에 관한 지침을 제시한다.
돈을 버는 것만큼, 돈을 어떻게 쓸지도 인생에서 중요한 과제다. 모건 하우절의 <돈의 방정식>은 돈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조언한다. 그가 제시하는 방정식은 ‘부=가진 것-원하는 것’이다. 여기서 ‘가짓 것’보다 ‘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최대의 가치를 얻는 지름길이라는 통찰이다.
◇인간본성 연구부터 양육법까지
크리스틴 로젠의 <경험의 멸종>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는 일상적이었던 경험이 점점 실종되고 있다고 말한다. 손으로 쓰고 그리는 일, 누군가를 멍하니 기다리는 순간도 귀해졌다. 저자는 이같은 멸종의 순간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 저항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악설·성선설 등 인간 본성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철학자의 오랜 관심이었다. 조너선 R. 굿맨은 <다정함의 배신>에서 다정함은 자원을 선점하기 위한 인간의 은밀한 전략이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인간 본성의 실체를 알 때 진정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끊임없는 비교와 평가의 시대에 ‘단단한 마음’을 가진 아이를 키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알프레드 아들러의 <우월한 열등감>을 살펴볼 만하다. 저자는 열등감이 결함이 아니라 인간을 성장시키는 강력한 동력이라고 말한다. 1930년 미국에서 출간됐던 책이지만, 비교가 팽배해진 오늘날 의미가 더 깊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설을 좋아한다면 스즈키 유이의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도 좋은 선택지다. 2001년생인 저자의 첫 장편소설로 작년 일본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한 가족의 일상을 통해 사랑과 언어, 문학의 본질을 탐구한다. 괴테, 니체 등에 관한 방대한 인문학적 지식이 소설에 녹아 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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