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브랜드가 곧 경쟁력...삼성·현대, 재건축 '무혈입성' 이어진다
공사비 부담에 선별 수주 전략…대형사 경쟁 양상 변화
선별 수주 기조 속 여의도·목동 경쟁구도 재편

최근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의 '무혈입성'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각각 신반포19·25차와 압구정5구역에서 경쟁 수주에 성공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한 이후 후속 사업장에서는 경쟁사들의 맞대결 없이 단독 입찰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와 맞물려 도시정비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영등포구 목화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진행한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만 참여했다. 앞서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과 대우건설, 롯데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제일건설 등 7개사가 참석했지만 실제 입찰에는 삼성물산만 참여하면서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았다.
여의도 또 다른 사업장인 광장38-1도 비슷한 분위기다. 최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만 참석하면서 재공고 절차를 거치더라도 현대건설의 단독 입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브랜드 경쟁력을 꼽는다. 삼성물산은 올해 신반포19·25차 재건축에서 포스코이앤씨를 제치고 시공권을 따냈고, 현대건설도 압구정5구역에서 DL이앤씨를 꺾으면서 도시정비 시장 내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대형 맞대결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이후 후속 사업장에서는 조합과 경쟁사 모두 이들 브랜드를 의식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의 '무혈입성' 사업장이 늘어나는 흐름은 단순히 선별 수주의 결과나 우연의 일치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도시정비시장에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영향력이 최상위권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 입장에서는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참여할 유인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전략 역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경기 둔화로 현금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무리한 출혈 경쟁보다 사업성이 높은 핵심 사업장에 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가 뚜렷해졌다. 특히 올해는 여의도와 목동, 성수 등 대형 정비사업이 잇따라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사업장별 경쟁이 자연스럽게 분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여의도에서는 시범아파트를 비롯해 삼부아파트, 화랑아파트 등이 연내에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뿐 아니라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등도 각자의 전략 사업장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모든 대형 사업장에 뛰어들기보다 수주 가능성과 사업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라며 "브랜드 경쟁력이 검증된 건설사일수록 조합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단독 입찰 사례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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