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삼진‧병살‧화려한 주루 플레이… 야구의 모든 것 보여드릴 겁니다”

채널A 스포츠 버라이어티 '야구여왕 시즌2(이하 '야구여왕2’)’가 한층 강해진 블랙퀸즈와 함께 돌아왔다. 시즌1은 야구 규칙조차 낯설었던 타 종목 국가대표와 엘리트 선수들이 좌절과 실패를 딛고 하나의 야구팀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며 웃음과 감동을 안겼다. 매 경기 조금씩 달라지는 선수들의 모습은 '성장형 스포츠 예능’이라는 호평을 끌어냈고, 스포츠 팬은 물론 야구를 잘 모르는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으며 시즌2 제작으로 이어졌다.
핸드볼 국가대표 주장 출신 김온아는 팀을 하나로 묶는 든든한 주장으로 중심을 잡았고, 배드민턴 선수 출신 장수영은 마운드를 책임지는 에이스로 성장했다. 프로그램 초반 "야구는 몇 명이 하나요?", "(윤석민 코치를 보며) 지금 나오시는 분은 누구죠?"라고 물을 정도로 '야알못’이었던 송아는 시즌 타율 6할5푼5리의 해결사로 거듭났다. 36대 0 참패로 시작했던 블랙퀸즈는 최종 성적 4승4패를 기록하며 기적 같은 성장 서사를 완성했고, 결과보다 포기하지 않는 과정의 가치가 얼마나 큰 감동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그 중심에는 추신수 감독과 이대형 주루코치, 윤석민 투수코치가 있다. 현역 시절 '슈퍼소닉’이라 불린 KBO 최강 리드오프 이대형과 투수 4관왕(다승·평균자책점·승률·탈삼진) 출신 레전드 윤석민은 시즌1 내내 선수들의 성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고, 시즌이 끝난 뒤에도 꾸준히 훈련을 이어오며 블랙퀸즈의 전력을 끌어올렸다. 두 코치는 입을 모아 "이제는 어떤 팀과 맞붙어도 쉽게 밀리지 않는 전력을 갖췄다"라고 말한다.

승률 6할 달성 못 하면 팀 해체 배수진
시즌2는 시작부터 규모와 목표가 달라졌다. 박세리 단장이 아름다운 작별을 고한 가운데 추신수 감독과 이대형·윤석민 코치가 다시 '감코진’으로 호흡을 맞추고, 무려 47개 종목 308명 지원자 가운데 리틀야구단 출신 골프선수 박민서를 비롯해 소프트볼 국가대표 출신 최혜빈, 필드하키 김나영, 테니스 김세현, 배드민턴 송민지 등 즉시 전력감들이 새로 합류해 한층 경쟁력이 높아졌다. 선수단은 이번에는 승률 6할 달성과 함께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팀을 해체한다는 배수진을 쳤다. 아울러 국내 여자 야구 강팀은 물론 아시아 여자 야구 랭킹 2위 대만, 세계 랭킹 1위 일본의 사회인 여자 야구팀과도 맞붙을 예정이다. 이대형·윤석민 코치에게 성장기를 지나 완성기를 향해 달려가는 블랙퀸즈의 도전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들었다.-시즌1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윤석민|첫 연습 경기부터 국내 여자 야구 최강팀(리얼디아몬즈)과 맞붙어 호된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경기를 끝까지 하지도 못하고 3회 만에 기권을 선언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시작이 쉽지 않았던 탓에 첫 승을 거뒀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대형| 첫 경기 전만 해도 '어쩌면 이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감이 있었는데,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훨씬 높더라고요(웃음). 그때 전열을 정비하고 더 철저히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감사하게도 그 시점부터 선수들의 실력이 급속도로 성장했습니다. 시즌1이 끝나갈 즈음부턴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시즌1 MVP를 꼽자면요.
윤석민|우리 팀 에이스 장수영 선수죠. 블랙퀸즈가 거둔 승리 가운데 최소 2승은 장수영 선수의 역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128구를 던지며 완투패를 할 정도로 팀을 위해 헌신했어요. 힘들 때나 좋을 때나 언제나 팀의 든든한 기둥이 돼 준 선수입니다.
이대형|타선에서는 송아 선수가 매 경기 MVP급 활약을 펼쳤죠. 김온아를 비롯해 모든 선수가 잘했지만, 송아가 3번 타순에서 중심을 확실히 잡아준 덕분에 팀이 안정감을 찾았어요. 작전 코치로서는 앞에 주자만 나가면 송아 선수가 점수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최고의 해결사였습니다.

즉시 전력감 합류, 블랙퀸즈는 치열한 포지션 경쟁 중
-시즌2의 전력은 시즌1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한데요.윤석민|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기량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기존 멤버들의 실력도 2배 가까이 향상됐어요. 특히 훌륭한 마운드 자원이 보강돼 투수 운용을 좀 더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어서 기대됩니다. 야구 종목의 특성상 아직 세밀한 팀플레이나 전술적 이해도는 보강해 가는 중이지만, 개개인의 신체 능력만큼은 대단히 뛰어납니다. 이 에너지가 팀워크로 결속된다면 훨씬 더 강력한 팀이 될 거라고 봐요.
이대형|시즌1 때는 백업 선수가 부족해 버티기 급급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에 좋은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내부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요. 건강한 경쟁이 팀 전체의 전력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고 있죠.
-그럼 이번에는 '전국대회 우승’이 가능할까요.
윤석민|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우승할 수 있다고 확답을 드리기도 조심스럽네요(웃음).
이대형|윤 코치님 말씀이 정확한 게, 우리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최강이다"라고 단언할 수도 없거든요. 다만 이제 어떤 강팀과 견주어도 쉽게 밀리지 않는 전력을 갖췄다고 봅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 가는 과정에 있다고 봐주세요.
-선수들을 지도할 때 특히 중점을 두는 부분은요.
이대형|선수 개인이 가진 고유의 장점을 북돋아 주고 싶어요. 다들 각자 종목에서 정점을 찍어본 엘리트 선수 출신들이라 저마다 탁월한 신체적 장점을 갖고 있거든요. 야구라는 스포츠가 복잡하고 까다롭지만, 자신이 가장 잘하는 영역을 하나 찾고 나면 비로소 자신감과 욕심이 생기고, 그게 있어야 비로소 주루든 수비든 다른 영역으로 스펙트럼을 넓혀갈 수 있습니다.
윤석민|감독님께서 팀의 중심을 잡아주시고, 대형 코치님이 선수들 개개인에 맞춰 세심하게 지도해 주신다면, 저는 선수들의 멘털 케어를 맡고 있습니다. 훈련도 힘들고 부상도 많다 보니 지칠 때가 있고, 경기에서 지고 있으면 분위기가 처지기도 해요. 그럴 때 선수들이 자신 있게 뛸 수 있도록 분위기를 바꿔줄 필요가 있어요. 야구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경기 분위기를 어떻게 가져가느냐도 중요하거든요.
-블랙퀸즈 가운데 멘털 최강자를 꼽자면요.
윤석민|야구가 단체 생활이기도 하고 해서 운동을 하는 데 필요한 성격이 있어요. 실수를 두려워하거나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면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될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송아와 주수진 선수가 야구에 적합한 멘털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주저하거나 주춤하는 법 없이 과감하고 진취적이고 일희일비하지 않거든요.
"야구에 진심인 여성 아마추어 선수들 리스펙"
-블랙퀸즈와 경쟁하는 아마추어 여자 야구 선수들을 마주한 소회도 궁금한데요.윤석민|국내에 여자 아마 야구팀이 존재한다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었지, 이렇게 뜨거운 열정을 갖고 계신 줄은 몰랐습니다. 프로 무대처럼 미래가 보장된 환경이 아님에도 오직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뭉친 거잖아요. 경기에 임하는 태도, 전술, 플레이 모두 너무 훌륭하고, 그분들을 통해 제가 처음 야구를 시작할 때의 마음과 열정을 돌이켜보게 됐습니다.
이대형 |전국에 팀이 10여 개 남짓일 거라 짐작했는데, 블랙퀸즈를 포함해 50개 팀이 활동 중이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취미 수준을 넘어 팀의 체계와 규율이 확고하고 승리욕도 엄청나시더라고요. 열정만큼은 여느 남성 사회인 야구단과 비교가 안 될 정도예요. 방송이라고 해서 우리에게 맞춰주는 법 없이, 이기기 위해 무섭게 몰아붙이시니 매 경기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야구를 사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야구에서 더 중요한 건 투수인지, 타자인지 각자 포지션의 명예를 걸고 말씀해 주신다면.
윤석민|투수가 중요하죠. 어릴 때부터 "투수가 실점하지 않으면 최소한 지지는 않는다"라고 배웠습니다(웃음).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도 하잖아요. 특히 중요한 경기일수록 좋은 투수가 있으면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고, 승리에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이대형| 일리 있는 말씀이지만, 실점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점수를 내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는 것이 야구입니다(웃음). 투수와 타격, 수비, 주루 플레이 모두 중요하죠.
-이 코치님은 다른 예능을 통해 축구, 배구 등에 도전했는데, 그 경험이 블랙퀸즈 선수들의 고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이대형|맞습니다. 다른 종목에 도전해 보니 야구와는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과 체력이 요구돼 몸도 마음도 정말 힘들더라고요. 자존감이 떨어지는 순간도 있었고요. 아마 우리 선수들도 야구를 처음 접했을 때 비슷한 막막함을 느꼈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수들의 자신감을 키워주면서, 각자가 원래 갖고 있던 신체적 장점을 야구에 어떻게 잘 녹여낼 수 있을지 더 많이 고민하게 됐죠.
-윤 코치님은 그 어렵다는 한국 프로골프(KPGA) 선발전도 통과하셨는데요. 야구와 골프를 비교한다면요.
윤석민| 배트와 클럽을 휘두른다는 점에서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스윙 궤적과 메커니즘은 완전히 다른 스포츠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야구 선수 때의 습관을 골프에 적용해 보려 했지만 잘 안됐어요. 야구를 내려놓고 완전히 새로운 종목이라는 마음으로 접근한 뒤에야 골프 실력이 늘기 시작했죠, 한 종목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다른 종목도 당연히 잘할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중요한 건 과거 경험에 얽매이기보다 새로운 종목을 얼마나 겸손하게 받아들이느냐입니다. 선수들도 각자 성향이 다른 만큼 기존의 장점을 살리는 방법이 맞는 선수도 있고,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배우는 것이 맞는 선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의 특성에 맞춰 유연하게 지도하려고 합니다.
-윤 코치님은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야구를 하겠다고 나선다면 어떨 것 같나요.
윤석민|아이들이 야구를 좋아합니다. 저는 "너희가 진심으로 원하면 하라"는 주의입니다. 일단 첫째는 야구 선수가 될 마음은 전혀 없다고 선을 긋더라고요(웃음). 둘째는 적극적인 편인데 아직 어려서 지금은 취미로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즐겁게 배우고 있습니다.
이대형|저는 우선 결혼이라는 숙제부터 해결해야 하지만(웃음) 아이가 생겨 야구에 흥미를 느낀다면 전폭적으로 지지할 생각입니다. 제가 늘 야구 현장에 있으니, 아이도 자연스럽게 이 매력을 접하며 자라지 않을까 싶네요.
-‘야구여왕2’ 관전 포인트는요.
이대형|시즌1이 선수들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성장기’였다면, 시즌2는 그 가능성이 결실을 맺는 '완성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실수할까봐 조마조마해할 필요가 없습니다(웃음). 마운드에서의 시원한 삼진, 병살 플레이, 아웃 타이밍을 뒤집는 과감한 주루,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는 수비, 호쾌한 홈런까지 야구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드릴 준비가 돼 있거든요. 상상 이상으로 정교하고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윤석민|상대 팀들의 전력도 강하지만, 우리 역시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정상에 섰던 선수들이 야구라는 새로운 종목에 진심으로 도전하며 하나의 팀으로 완성돼 가는 과정 자체가 가장 큰 볼거리라고 생각합니다. 경기 전 워밍업부터 경기 종료까지 이어지는 선수들의 열정과 팀워크, 그리고 매 순간 예측할 수 없는 여자 야구만의 재미를 함께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김명희 여성동아 기자 may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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