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도 뚫렸다…우크라 드론 공습범위 확대에 러시아 '당혹'

이신영 2026. 7. 1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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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400km 떨어진 석유시설도 사정권에…"전쟁판도 바꾸는 결정타 될수도"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은 옴스크 정유공장 [로이터=연합뉴스. 소셜미디어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러시아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습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드론 공격 범위를 시베리아 남서부까지 확대했다.

에너지 인프라 타격으로 원유 수급에 비상이 걸린 러시아는 가뜩이나 한계에 다다른 방공 체계로 더 넓은 지역까지 방어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드론으로 러시아 최대 정유시설로 꼽히는 시베리아 옴스크 정유공장을 타격했다.

옴스크 정유공장은 우크라이나에서 직선거리로 1천500마일(약 2천400km) 이상 떨어져 있는 곳이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1천마일(약 1천600km) 이내 지역으로 국한돼있었다.

그래서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옴스크 정유공장까지 드론 공격을 가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한 분위기다.

러시아 최대 정유시설인데도 별다른 방공체계를 가동하지 않고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이런 예상을 깨고 전쟁 발발 이후 최장 거리로 평가되는 공격을 감행했다.

특히 러시아의 방공망을 피하기 위해 이동 거리가 더 긴 우회 경로를 선택하기까지 했다.

우크라이나의 원거리 타격 범위가 크게 확대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우크라이나 방산기업 '파이어포인트'는 이번 작전에 투입된 우크라이나 드론의 최대 사거리가 2천100마일(약 3천380km)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서시베리아의 석유 가스산업 중심지는 물론 주요 군사시설마저 사정권에 포함된다.

북극 야말반도에 위치한 러시아의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과 러시아 군수산업의 민감한 시설도 모두 타격 가능 범위에 들어간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옴스크를 타격한 것은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사건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의 제임스 헨더슨 연구원은 "어떤 의미로는 옴스크를 타격한 것이 마지막 결정타가 될 수도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공격 범위를 넓힐수록 러시아 에너지 시스템에 미치는 타격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옴스크 주유소에 늘어선 차량들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세로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주요 정유시설 상당수가 타격을 받았고 휘발유 생산량은 최소 4분의 1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주유소마다 긴 줄이 늘어서고 항공유와 경유 수출 금지 조치까지 내려졌다.

하지만 서방의 제재로 인근에 있는 유럽에서는 휘발유를 수입할 수 없는 처지다.

저렴한 연료에 익숙해져 있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보조금 지출을 늘려야 하지만 석유제품 수출에 따른 수입은 줄어든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우크라이나의 공습이 계속되고 러시아 연료 위기가 지금보다 더 심화한다면 연쇄적인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러시아 에너지 전문가 미하일 크루티힌은 "연료 부족은 군수물자 부족으로 이어지고 식량을 포함한 소비재 운송 차질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당국자들은 이런 압박이 강화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도록 몰아붙일 수 있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과거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을 지냈던 망명 정치인 블라디미르 밀로프는 "연료 사태는 예산에 큰 압박을 가해 적자를 늘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러시아는 전쟁 종식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어해야 할 영토가 광범위하다는 점도 러시아에는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전략연구소의 미콜라 비엘리에스코우는 "러시아는 우리보다 영토가 훨씬 크고 공격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이런 지리적 조건이 유리한 점"이라며 "공격받는 대상으로서는 다음에는 어디가 타깃이 될지 예측할 수 없어 방어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아직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심리전 수준으로 치부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각료회의에서 "적이 경제에 타격을 주려는 것은 자명하지만 그들의 주된 목적은 사회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모두 그것이 불가능한 과제라는 점을 알고 있다. 러시아 에너지 시스템의 회복력은 매우 강하며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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