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우는 증권사들…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확충' 나선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 또는 발행 예정인 증권사는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DB증권, 대신증권, iM증권 등이다. 해당 증권사들의 총 발행 물량은 1조1050억원 규모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총 4650억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달 24일 2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두 회사는 조달한 자금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B증권도 지난달 9일 1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마무리했다. DB증권은 확보한 자본을 바탕으로 신용공여를 늘리고 프라이빗뱅킹(PB)과 IB를 연계한 PIB 사업,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조성 업무 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26일과 이달 3일 각각 700억원씩 총 14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조달한 자금은 기업어음(CP) 상환에 전액 활용한다. 만기가 짧은 CP를 장기 자본성 증권으로 차환하면서 단기 상환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자기자본을 늘리는 효과다.
iM증권은 이달 중 총 1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을 각각 600억원과 900억원 규모로 나눠 발행한다.

신주를 발행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주주 지분율과 의결권이 희석되지 않는다. 일반 회사채를 발행하면 부채가 증가하는 것과 달리 자기자본과 순자본비율( NCR) 등 자본적정성 지표를 개선할 수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일반 회사채보다 변제 순위가 낮고 만기가 길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한다. 이번에 발행했거나 발행을 앞둔 5개사의 최초 표면금리는 연 4.8~5.9% 수준이다. 향후 발행사가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지 않아 금리가 재산정되거나 스텝업 조항이 적용되면 지급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자기자본 증가 속도보다 이익 증가 속도가 느리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자본적정성과 외형은 개선되더라도 확보한 자본을 활용해 조달금리 이상의 수익을 내지 못하면 자본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도 신종자본증권의 구조적 위험을 살펴야 한다. 일반 채권보다 상환 순위가 뒤에 있고 발행 조건에 따라 이자 지급이 연기될 수 있다. 발행사가 조기상환권을 반드시 행사해야 하는 것도 아니어서 예상보다 원금 회수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관건은 증권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늘어난 자본을 단순히 운용자산과 레버리지를 확대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고금리 조달 부담을 웃도는 안정적인 수익원과 차별화된 사업 모델로 연결할 수 있을지다. 강화한 건전성과 영업기반을 통해 밸류에이션을 얼마나 확대하느냐가 향후 실적과 기업가치를 좌우할 전망이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멀티플 상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실적이나 자본 증가율 이상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며 "시장은 구조적 전환을 시도하는 증권사에 멀티플 상향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밀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기업금융 중심 투자형 IB로 구조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며 "증권사 자본 부담이 확대되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 및 자본 운용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염윤경 기자 yunky23@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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