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원전도 멈췄다…바르셀로나 112년만에 40.7℃

김혜지 2026. 7. 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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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서부 시보에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냉각탑 (사진=AP연합뉴스)

유럽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이 원자력발전소 가동과 전력망 등 기반시설까지 흔들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가 112년 관측 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한 가운데 프랑스에서는 강물 수온 상승으로 원자로 1기가 멈췄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바르셀로나 파브라 관측소의 전날 최고기온은 40.7℃까지 치솟았다. 1914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112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으로, 기존 최고 기록인 2024년 7월의 40℃를 넘어섰다. 스페인 일부 관측소에서는 기온이 44℃까지 올랐다.

프랑스에서도 폭염이 이어지면서 원전 가동에 차질이 발생했다. 프랑스 국영전력회사 EDF는 9일(현지시간) 남서부 타른에가론주에 있는 골페슈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1기를 일시정지했다. 최근 이어진 고온으로 발전소 냉각에 사용하는 가론강 수온이 급격히 올라 10일에는 환경규제 기준인 28℃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골페슈 원전의 나머지 원자로 1기는 정비를 위해 이미 가동을 멈춘 상태다.

원전은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식히기 위해 강이나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한다. 사용한 냉각수는 온도가 높아진 상태로 다시 방류되는데, 폭염으로 강물 자체가 뜨거워지면 방류수가 수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출력을 낮추거나 가동을 멈춰야 한다. 이번 조치도 원전 안전문제가 아니라 가론강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환경규제에 따른 것이다. 골페슈 원전에는 각각 약 1300㎿ 규모의 원자로 2기가 설치돼 있다.

골페슈 원전은 앞선 폭염 때도 영향을 받았다. EDF는 지난달 22일 오후 11시45분 가론강 수온 상승을 이유로 2호기를 중단한 바 있다. 당시 노장쉬르센 원전 2호기는 출력을 1300㎿에서 400㎿로 낮췄고, 뷔제 원전 3호기도 900㎿에서 180㎿로 감축했다. 이들 조치로 프랑스 전체 원전 설비용량의 약 4.6%가 영향을 받았다.

프랑스 원전은 평상시에도 하천 하류의 하루 평균 수온이 기준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 출력을 조정하거나 일시 정지한다. 냉각수를 취수해 사용한 뒤 다시 강으로 돌려보낼 때 수온이 평균 약 0.2℃ 높아지기 때문이다. 폭염과 가뭄으로 강물의 유량이 줄고 수온이 오르면 원전이 환경 기준을 지키면서 발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유럽의 폭염 피해는 전력 생산에 그치지 않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8일 하루에만 300건이 넘는 화재가 신고됐고, 남부를 중심으로 산불 위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기상당국은 폭염이 최소 14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밤 최저기온마저 30℃에 달했다.

영국에서도 냉방기기 사용 증가로 전력 수요가 늘자 전력망 운영기관이 발전사에 추가 공급을 요청했다. 폭염이 냉방 수요를 늘리는 동시에 원전과 수력발전의 생산 능력을 떨어뜨리면서 전력 수급을 양쪽에서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단순한 건강·기상 재난을 넘어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위험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온 상승으로 전력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에 원전 냉각수와 수력발전용 수자원까지 부족해질 수 있어, 발전원 다변화와 전력망 보강, 기후변화를 고려한 냉각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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