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사무실은 90% 입주, 상가는 37% 공실…남양주 지식산업센터의 명암

정원혁 기자 2026. 7. 1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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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가능 업종 513개에서 577개로 확대…전문가 “입주기업 늘어도 상가 소비로 이어지기 어려워” 지적

[비즈한국] 남양주 신도시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의 공실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 한때 공급 과잉과 입주 부진 논란을 겪었던 공장·업무공간은 업종 확대와 교통 여건 개선을 거치며 빈 곳이 줄어드는 분위기다. 그러나 저층부 상가와 연계 상업시설은 공실 장기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7, 8일 이틀간 확인한 남양주시에 있는 지식산업센터의 공장·업무공간은 대부분 채워져 있었다.  사진=정원혁 기자

7일 찾은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지식산업센터. 한때 공급 과잉과 입주 부진 문제가 거론됐지만, 건물 상층부 공장·업무공간은 상당 부분 채워진 모습이었다. 복도에는 입주기업 상호가 붙은 호실이 이어졌고 업무를 보러 오가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A 씨는 “현재 공실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며 “상호가 붙어 있지 않은 호실도 실제로는 대부분 입주했다”고 말했다.

업무공간을 오가는 사람들이 눈에 띈 상층부와 달리 저층부 상가는 한산했다. 센터 곳곳에는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은 빈 상가가 남아 있었고, 1층 인도와 맞닿은 상가에서도 공실이 보였다. 일부 점포는 운영 흔적만 남긴 채 문을 닫았다. 해당 지식산업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 상가는 전체 70호 가운데 26호가 비어 있다. 공실률은 약 37%다.

7일 다산동의 한 지식산업센터 상가. 1층 인도 부근임에도 공실이 보인다. 사진=정원혁 기자 

남양주 또 다른 신도시인 별내동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튿날 찾은 별내동 지식산업센터 일대에서도 공장·업무공간은 상당 부분 입주가 이뤄진 모습이었다. 반면 저층부 상가에는 영업하지 않거나 비어 있는 점포가 적지 않았다.

별내역 P 스퀘어는 이러한 온도 차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이곳은 저층부 상업시설인 P 스퀘어와 상층부 지식산업센터인 P 타워 두 동으로 구성된 복합단지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는 상업시설, 3층 이상은 지식산업센터로 이뤄져 있다. 저층부 상업시설이 사실상 지식산업센터와 연계된 상가 역할을 하는 구조다.

8일 오전 11시께 찾은 P 스퀘어 지하 1층은 오가는 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산했다. 통로 양쪽에는 불이 꺼진 공실이 늘어서 있었다. 보행로와 맞닿은 데다 강변이 보이는 자리의 점포들마저 상당수가 비어 있었다.

지상 1층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부 점포는 영업 중이었으나 몇 걸음 떨어진 안쪽 상가에는 공실이 이어졌다. 2층은 지하 1층과 1층보다 공실이 적어 보였지만, 영업 중인 점포보다 빈 공간이 더 많아 보였다.

8일 찾은 경기도 남양주시의 P 스퀘어. 상가 한 줄 대부분이 공실이다. 사진=정원혁 기자

P 스퀘어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B 씨는 “이곳은 근무자를 제외하면 유동인구가 거의 없어 장사가 잘되지 않는다”며 “새로 들어오려는 임차인이 많지 않고, 공실이 오래가면서 상가 주인들이 서로 임대료를 낮춰 임차인을 찾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실이 길어지면서 임대료를 낮추는 상가가 나오고 있지만, 지식산업센터 상가와 연계 상업시설은 높은 초기 분양가로 인해 공장·업무공간처럼 가격을 조정하기 쉽지 않다. 실제로 별내동의 한 지식산업센터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식산업센터의 공장·업무공간은 분양가가 2억 5000만 원대에 월 임대료가 60만~70만 원 수준인 반면, 상가는 분양가가 4억 5000만 원대인데도 월 임대료가 공장·업무공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이다. 상가 주인들은 수익을 내기 위해 임대료를 더 받아야 하지만, 공실을 줄이기 위해 낮은 임대료를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 지식산업, 정보통신산업 분야 기업과 지원시설이 함께 입주할 수 있는 집합건축물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수도권 곳곳에서 지식산업센터 공급이 빠르게 늘면서 공실 문제가 불거졌다. 저금리 시기 투자 수요와 맞물려 공급이 확대됐지만, 이후 고금리와 경기 둔화가 겹치며 일부 지역에서는 입주 부진과 공실 문제가 거론됐다.

남양주시는 공실 해소를 위해 입주 가능 업종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 4월에는 지식산업센터 입주 가능 업종을 기존 513개에서 OEM 제조업, 스마트팜 수직농장, 공유주방 운영업, 건설업 및 전기·정보통신·소방시설 공사업 등을 추가해 577개로 넓혔다. 시 관계자는 “입주 가능 업종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공실 문제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7~8일 이틀간 다산·별내 지식산업센터를 둘러본 결과, 공장·업무공간은 상당 부분 채워진 모습이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도 입주율이 9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장기 공실로 인한 가격 하락도 지식산업센터 공장·업무공간 입주가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다산·별내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공장·업무공간 시세가 분양가보다 20~25%가량 낮아지면서 기업 입주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공실이 길어지자 임대료라도 받으려는 임대인들이 낮은 가격에 내놓으면서 입주가 시작됐다”며 “가격이 내려가면서 입주가 조금씩 이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저층부 상가와 연계 상업시설은 공장·업무공간과 다른 흐름을 보였다. 업무공간은 업종 확대와 가격 조정을 계기로 기업 입주가 늘 수 있지만, 상가는 입주기업 수가 늘어난다고 곧바로 채워지지 않는다. 임차인이 매달 매출을 내야 버틸 수 있는데, 유동인구가 적고 소비 수요가 약한 곳에서는 새 임차인을 찾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공장·업무공간의 공실 문제가 풀린다고 해서 상가 문제가 곧바로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가 늘고 생활밀착형 업종 외 수요가 줄어든 점도 거론하며 “입주기업 종사자가 늘어난다고 해도 근무만 하고 자기 거주지로 돌아가거나 도심지로 이동하면 해당 상가 소비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상가 임대료가 낮아져야 가게들이 들어올 텐데 높은 초기 분양가를 감안하면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원혁 기자 garden707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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