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재건축 본궤도 올랐지만···‘관리처분’ 셈법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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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 재건축이 20년 넘은 표류 끝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리처분 단계 진입을 앞뒀지만 분담금과 상가 권리 배분, 대규모 이주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이번 사업시행계획 인가는 20년 넘게 표류해온 은마 재건축이 관리처분 단계로 넘어가는 길목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은마는 인허가 속도 측면에서 행정 지원 효과를 보여준 사례"라면서도 "관리처분 단계에서는 조합원 부담이 숫자로 확인되는 만큼 분담금과 상가 권리 배분을 둘러싼 이견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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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분양 300가구대 그쳐···조합원 부담 완화 여력 제한
분담금·상가 권리·대규모 이주 변수, 관리처분서 본격화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20년 넘은 표류 끝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리처분 단계 진입을 앞뒀지만 분담금과 상가 권리 배분, 대규모 이주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은 구조인 만큼 조합원 부담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내부 이견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20년 표류 은마, 7개월 만에 사업시행인가 문턱 넘었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최근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았다. 사업시행계획 인가는 단지 규모와 배치, 기반시설, 공공기여 계획 등을 구체화하는 절차다.
은마가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은 건 정비계획 변경 결정 고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은마는 신속통합기획 시즌2 첫 적용 사례다. 서울시는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공정관리 강화를 통해 정비사업 단계별 표준 처리기한보다 약 1년을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은마는 1979년 준공 이후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불려온 노후 단지다. 2003년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으며 재건축에 나섰지만 안전진단과 층수 규제, 수도권광역급행철도 이슈, 조합 내부 갈등 등이 겹치며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다. 이번 사업시행계획 인가는 20년 넘게 표류해온 은마 재건축이 관리처분 단계로 넘어가는 길목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합은 현재 관리처분계획 수립 준비에 착수했다. 종전자산평가를 진행 중이며 이달 조합원 주택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연말에는 관리처분계획 수립을 위한 총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은마는 재건축 후 가구 수가 기존 4424가구에서 5850가구로 늘지만 일반분양 여력은 크지 않다. 대치동 316번지 일대에서 지하 6층~지상 49층, 29개 동 규모로 재건축된다. 전체 물량에는 공공임대 909가구와 공공분양 195가구가 포함된다. 기존 조합원 수를 감안하면 일반분양은 300가구대에 그칠 전망이다. 사업 규모는 커졌지만 조합원 부담을 일반분양 수익으로 덜어내기 쉽지 않은 구조다.
◇ 일반분양 적어 조합원 부담 본격화
관건은 관리처분 단계다. 사업시행계획 인가로 행정 절차는 한 걸음 나아갔지만 조합원별 부담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관리처분 과정에서 종전자산가액과 권리가액, 평형 배정, 일반분양 물량이 정해지고 이에 따라 분담금도 구체화된다. 조합원 간 이해관계가 본격적으로 갈릴 수 있는 지점이다.

면적을 넓혀 받을 경우 부담은 더 크게 뛴다. 기존 전용 76㎡ 소유자가 신축 전용 109㎡를 신청하면 추정 분담금은 15억4000만원으로 올라간다. 전용 84㎡ 소유자가 신축 전용 109㎡를 받을 경우 12억원, 전용 143㎡를 선택하면 64억4000만원까지 부담해야 한다. 관리처분 단계에서 평형 선택과 배정을 둘러싼 조합원 간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상가 권리관계도 관리처분 단계에서 다시 수면 위로 오를 수 있다. 은마는 2023년 조합설립 과정에서 아파트 조합원과 상가 소유주 간 갈등을 상가 독립정산제 합의로 일단 봉합했다. 상가와 아파트의 수익·비용을 따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조합 설립을 가로막던 큰 장애물은 넘겼다.
다만 관리처분 단계에서는 상가 권리 배분을 다시 확정해야 한다. 기존 상가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지, 새 상가를 어떤 기준으로 배정할지, 일부 상가 소유주에게 아파트 분양권을 인정할지 등이 쟁점이다. 은마 상가 지분은 400여개에 달한다. 상가 소유주에게 돌아가는 주택 물량이 늘면 일반분양 물량은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일반분양 수입 감소가 조합원 분담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 대규모 이주·형평성 논란도 후속 변수

은마 재건축 인가는 강남권 다른 노후 단지에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강남구에서만 정비사업 103곳, 재건축 53곳이 진행 중이다. 은마처럼 인허가 속도가 빨라진 사례가 나오면 다른 단지들도 비슷한 행정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은마식 속도전을 모든 사업장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서울 전역으로 넓히면 사업성이 낮아 시공사조차 구하지 못하는 단지도 적지 않다. 행정 절차를 줄이더라도 분담금과 권리관계, 사업성 문제까지 대신 해결할 수는 없다. 은마의 인가가 상징성은 크지만, 곧바로 정비사업 전반의 속도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남은 변수는 일정이다. 조합은 연말 관리처분 총회를 거쳐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후속 절차가 지연되면 착공 일정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은마는 인허가 속도 측면에서 행정 지원 효과를 보여준 사례"라면서도 "관리처분 단계에서는 조합원 부담이 숫자로 확인되는 만큼 분담금과 상가 권리 배분을 둘러싼 이견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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