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서울 분양가 3.3㎡당 6000만 원 돌파…공사비 폭등 속 분상제·신축 선점 경쟁 심화

서울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3.3㎡당 6000만원을 넘어섰다. 공사비와 자재비 등 원가 급등 여파로 올해 수도권 분양가 상승 폭이 지난해보다 6배 가까이 커진 가운데, 주택 인허가 감소와 노후 아파트 증가가 맞물리며 서울 신축 주거시설의 희소성이 더욱 부각되는 모양새다.
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최근 1년간 서울에서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635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집계치인 5839만원 대비 8.9% 상승한 수치이며, 3년 전인 2023년 5월(3112만원)과 비교하면 2배 가량 높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반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5월 말 기준 수도권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3663만원으로 지난해 말(3221만원) 대비 13.74% 올랐다. 이는 전년 동기에 기록한 상승률 2.33%와 비교해 약 5.9배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31.4%(1920만원→2522만원), 인천은 28.1%(1650만원→2113만원) 오르는 데 그쳐 서울이 수도권 타 지역 대비 3배 이상 가파른 상승 폭을 보였다.
분양가 상승의 배경에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인 공사비와 자재 수급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잠정 136.88로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따른 자재 수급 환경도 악화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5월 자재수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1포인트 하락한 63.4포인트를 기록했다.
원가 부담으로 공급도 위축되고 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서울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은 13만2181가구로 직전 3년(18만3055가구)보다 약 5만 가구 줄었다. 반면 부동산R114 자료 기준 2026년 서울의 준공 30년 초과 아파트는 51만5237가구로 전체의 29.5%를 차지해 10년 전(9.8%)보다 약 3배로 확대됐다.
공사비 상승은 서울 분양시장의 가격 경계를 허물고 있다. 과거 강남권일부 단지에 국한됐던 전용면적 84㎡ 기준 20억원대 중후반 분양가는 최근 비강남권 핵심 지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지난 5월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공급된 ‘써밋 더힐’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29억7820만원으로 옵션비를 포함해 30억원을 돌파했다. 이어 6월 분양한 노량진 8구역 ‘아크로 리버스카이’ 전용 84㎡ 역시 27억6470만원에 달해 30억원에 근접했다.
정비사업장의 공사비 증액 압박도 거세다. 서울 여의도 광장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예정 공사비로 3.3㎡당 1590만원을 제시해 한 달 전 여의도 목화아파트가 세운 최고 기록(1370만원)을 경신했다. 대규모 재건축이 추진 중인 목동에서도 목동6단지에 제안된 총공사비가 최초 제시안보다 약 746억원 늘어난 1조2868억원(3.3㎡당 900만원 후반대)으로 책정되며 공사비 상승이 현실화됐다.
정비사업은 기간이 길어질수록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누적돼 일반분양가에 반영되는 구조다. 특히 매년 3월과 9월에 정기 고시되는 기본형건축비의 경우, 오는 9월 15일 조정 시점에 중동발 공급망 불안에 따른 자재비 변동분이 본격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향후 분양가상한제 단지마저 추가적인 가격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요층은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와 예측 가능성이 있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나 사업 지연 리스크가 없는 핵심 입지 신축 단지로 선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 강남권에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한 ‘아크로 드 서초’와 ‘오티에르 반포’ 등이 흥행에 성공했으며, 경기 안양의 ‘안양 에버포레 자연앤 e편한세상(A2BL)’은 1순위 청약에서 5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여름에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수도권 단지들이 공급을 이어간다. BS한양과 대보건설은 평택 고덕국제화계획지구 P2 패키지 사업을 통해 총 403가구 규모의 ‘고덕국제신도시 수자인하우스디’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84㎡ 기준 5억원대 초반으로 분양가가 책정됐으며 거주 의무기간이 없다. 도보권에 미국 사립학교 ‘애니 라이트 스쿨’ 평택 캠퍼스 설립이 추진 중이며 BRT 노선도 예정돼 있다.
같은 P2 패키지 노선에서는 BS한양과 제일건설이 총 1126가구 규모의 ‘고덕국제신도시 수자인풍경채 1·2단지’를 분양 중이다. 이 외에도 호반건설이 하반기 김포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지구 B4블록에 ‘호반써밋 풍무III’(66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며, 인천 검단신도시 ‘더샵검단레이크파크’(2857가구)와 경기 부천역곡지구 ‘역곡지구 하우스토리’(1464가구) 등도 분양에 나선다.

정비사업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장기 지연이나 추가 분담금 리스크를 피해 목동 중심 생활권에 먼저 진입할 수 있는 신축 주거상품에도 관심이 쏠린다. GS건설이 서울 양천구 목동 옛 KT부지에 분양할 예정인 ‘목동윤슬자이’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는 최고 48층, 전용면적 114~203㎡, 총 651실 규모의 복합개발 프로젝트로, 중대형 면적 중심 설계와 전 호실 발코니 설치가 특징이며 일부 호실은 복층형 펜트하우스로 공급된다.
단지 외관에는 아티스트 네드 칸의 작품 ‘윤슬’이 적용돼 바람과 날씨에 따라 변화하는 입면을 연출한다. 아파트의 실용성과 하이엔드 주거의 고급성을 결합한 신개념 주거 모델 ‘하이퍼트(Hypert)’를 표방하며,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과 국회대로, 서부간선도로 등 교통망이 인접해 있다.
주변에 서정초, 목운중, 양정고, 진명여고와 목동 학원가가 위치하며 현대백화점, 이마트, 이대목동병원 등의 인프라도 가깝다. 단지 내 102동 47층에는 와인 리저브, 프라이빗 다이닝룸 등을 갖춘 스카이 커뮤니티가 들어서고, 9층 루프탑 가든과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콩코드 클럽 바이 조선’ 피트니스 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목동 재건축이 본격화되더라도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원가 부담 증가 전에 핵심 입지 신축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호 기자 okcompu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