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파일] '아정당' 김민기, 용달차 조수석에서 부동산 큰손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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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달차 조수석에서 시작된 창업, '아정당' 지분 51% 매각으로 1500억원을 만든 자수성가 스토리
![김민기 아정당대표 [사진=한국경제인협회]](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0/womansense/20260710064151086jttd.png)
[우먼센스] 요즘 가장 큰 '플렉스(FLEX)'를 보여주고 있는 1989년생 사업가가 있다. 바로 '아정당' 김민기 대표다. 아정당은 인터넷 가입부터 가전 렌털, 휴대폰, 이사, 청소, 인테리어, 알뜰폰까지 생활밀착형 서비스의 가격 비교 및 가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김 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통장에 1500억원이 입금되는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이어 강남 최고급 아파트인 '에테르노 청담'을 박현종 전 BHC그룹 회장으로부터 218억원에 매입했고, 청담동의 고급 빌딩 '디아드 청담'도 1100억원대에 낙찰받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용달차를 몰던 아버지의 조수석을 지키던 소년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자산가가 됐다. '아정당' 김민기 대표의 드라마 같은 인생 역정을 들여다봤다.

강남 부동산 큰손이 된 1989년생
지난 6월 17일 온비드를 통해 진행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디아드 청담'은 6차 공개입찰에서 1119억1000만원에 단독 낙찰됐다. 낙찰자는 김민기 대표였다.
디아드 청담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1번지에 위치한 대지면적 795.2㎡, 연면적 6998.6㎡ 규모의 지하 4층~지상 16층 빌딩이다. 회원제 클럽 시설을 갖춘 이 건물은 경매 개시 당시 감정가가 1319억9449만원이었지만, 다섯 차례 유찰된 끝에 감정가의 약 85% 수준에서 김 대표가 낙찰받았다.


김 대표의 강남 부동산 매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그는 지난 5월 국내 최고가 공동주택으로 알려진 '에테르노 청담' 전용면적 231㎡(10층)를 박현종 전 BHC그룹 회장으로부터 218억원에 매입해 화제를 모았다.
취득세 등을 포함하면 김 대표가 부동산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약 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1989년생인 그는 단숨에 강남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자금의 출처는 자신이 창업한 아정당의 지분 매각 대금이다. 아정당은 생활 서비스 가격 비교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기업이다. 특히 지난해 배우 원빈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김 대표는 올해 MBK파트너스 산하 가격 비교 플랫폼 다나와를 운영하는 커넥트웨이브와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했고, 지난 5월 초 계약을 마무리했다. 아정당의 기업가치는 약 3000억원으로 평가됐으며, 그는 지분 51%를 매각해 약 1500억원을 확보했다. MBK파트너스는 아정당 인수 이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자신의 SNS에 매각 대금 1500억원이 10억원씩 150차례에 걸쳐 하나은행 계좌로 입금되는 휴대전화 화면 녹화 영상을 공개해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시장 용달차 조수석에서 청년 갑부로
김 대표는 자수성가의 표본이다. 아버지는 부산의 한 시장에서 용달차를 몰며 딸기를 배달했고, 어머니는 평범한 주부였다. 가족은 16평 남짓한 작은 아파트에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어린 시절은 물론 대학생과 직장인이 된 뒤에도 명절이면 어김없이 아버지의 용달차 조수석에 올라 함께 딸기 상자를 날랐다.
성장하면서 그는 용달 일을 중개하는 업체나 화주들이 그날그날 상황에 따라 과도한 수수료를 떼고 남은 돈만 기사들에게 지급하는 구조를 알게 됐다. 그 현실은 어린 김 대표에게 큰 충격이었다.
아버지는 일감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정당한 대가조차 요구하지 못했다. 이를 지켜본 김 대표는 아무리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해도 구조가 잘못돼 있으면 정당한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현실을 일찍 깨달았다.
부모님은 아들이 대기업에 입사해 30~40년 동안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기를 바랐다. 부모님의 뜻에 따라 그는 서울시립대학교에서 건축공학과 환경공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에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종합설계에 입사해 약 3년 7개월 동안 협력업체 관리와 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그는 회사원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8시까지 근무한 뒤에는 밤 8시부터 새벽 2시 30분까지 로스쿨 시험을 준비했다.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전문직이라는 선택지를 갖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 것이다.

'아름답고 정당하게'에서 시작된 창업
'아정당'은 바로 그 시절 그가 만든 네이버 카페 이름이었다. 아버지처럼 용달 일을 하며 땀 흘리는 사람은 돈을 벌지 못하는 반면, 전화만 받는 중개업자가 더 많은 돈을 가져가는 구조에 문제의식을 느낀 그는 중간 수수료 없이 이용자들이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네이버 카페를 만들었다. '아정당'은 '아름답고 정당하게'의 줄임말이다.
카페는 이사와 용달 서비스를 시작으로 통신 분야까지 서비스를 확대했다. 회원 수가 3만 명을 넘을 때까지 중개수수료는 물론 배너 광고도 받지 않았다. 안정적인 직장이 있었던 만큼 단기적인 수익보다 장기적인 신뢰를 선택한 것이다.
업체들에게는 광고비를 받지 않는 대신 그만큼의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은 약속한 혜택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소비자 피해가 반복됐다.
결국 그는 직접 창업을 결심했다. 단순히 업자와 고객을 연결하는 역할을 넘어 직접 인터넷과 통신 가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2019년 자본금 100만원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사무실도 없었던 그는 부산에 있는 할머니의 16평 주공아파트 거실에 전화기 한 대를 놓고 사업을 시작했다. 작은이모가 첫 번째 상담 직원이었다.
처음에는 직장을 그만두지 않았다. 사업은 퇴근 후 이어가는 부업이었다. 그러나 시작 5개월 만에 월순이익이 2000만원으로 늘었고 직원도 15명 수준까지 증가했다. 결국 현대종합설계를 퇴사하고 사업에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2021년에는 아정네트웍스를 설립하며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사업자로 전환했다.
아정당은 2020년 매출 21억원을 기록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1년 60억원, 2022년 183억원, 2023년 513억원, 2024년 1191억원, 2025년에는 2195억원까지 매출이 증가했다.
아정당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휴대폰과 인터넷 가입 과정에서 이뤄지던 이른바 '리베이트'도 상당 부분 양성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전에는 정보 부족으로 소비자들이 높은 비용을 부담하거나 불리한 조건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가격 비교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도 함께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 MBK파트너스는 기업가치 약 3000억원을 인정하며 아정당을 인수했다. 김 대표는 지분 일부를 매각해 약 1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지분 매각 이후의 일상
보통 사람이라면 1500억원을 손에 쥐었다면 은퇴를 고민하거나 여유로운 삶을 선택할 법하다. 하지만 김 대표는 지금도 창업 초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창업 이후 그는 사실상 휴가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주말에도 대부분 회사에서 시간을 보낸다. 집에서는 오롯이 휴식과 수면에 집중하기 위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고 TV도 두지 않았다. 퇴근할 때는 스마트폰을 회사에 두고 나오는 생활도 수년째 이어가고 있다.
지분 매각 계약을 마무리한 이후에도 수개월 동안 단 하루의 휴가도 사용하지 않았다. 1500억원이 계좌에 입금된 날 역시 평소와 다름없이 회사로 출근했다. 김 대표는 돈을 벌었다는 이유로 조금이라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면 자신을 믿고 함께해 준 직원들이 "대표님도 돈을 벌더니 변했다"며 실망할까 봐 가장 두렵다고 말한다.
MBK파트너스와의 계약에는 김 대표가 앞으로 10년 동안 회사를 이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MBK파트너스 역시 아정당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그의 경영 능력과 성실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정당은 향후 4년 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수백 명의 직원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이면서도 현재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에서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치과의사를 양성하는 과정이 아니라 생명과학 분야를 연구하는 일반대학원 과정이다. 그의 연구 분야는 분자유전학이다. 경영과 사업 확장을 위한 인공지능(AI) 및 융합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변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려는 그의 성향이 학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김 대표는 "인생에 한계를 두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은 고단하지만, 그 자체가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재 육종심(경제 전문 기자)
하은정 기자 hah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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