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우회 소각' 막힌다…상장사 공시 부담 전방위 확대
자사주 교환사채 금지, 보유·처분계획 공시 대상 확대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출처=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0/552778-MxRVZOo/20260710060021587zwhs.jpg)
자사주를 활용한 상장사의 우회적 자금조달과 소각 회피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상법 개정에 맞춰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당국 공시규정이 정비되면서 자기주식 보유·처분에 대한 공시 범위가 대폭 확대되고, 자기주식을 대상으로 한 교환사채 발행은 전면 금지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이 7월 발간한 제도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개정·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상장회사의 자기주식 보유·처분 공시를 강화하고, 개정 상법 내용을 반영해 자기주식 처분 관련 규정을 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정 상법은 지난 3월 6일 개정됐으며, 자기주식의 보유·처분 목적 등을 담은 계획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핵심은 자기주식 신탁계약 운용 방식의 변화다. 개정 상법에 따라 신탁업자는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신탁계약 기간 중 자기주식을 처분할 수 없고, 신탁계약이 종료되거나 해지되면 자기주식을 지체 없이 회사에 반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시행령과 하위 규정에서는 신탁계약 기간 중 자기주식 처분을 전제로 한 표현이 삭제됐다.
◆자사주 신탁 처분 금지…모든 상장사 공시 강화
자기주식을 대상으로 한 교환사채 발행도 금지된다. 기존에는 긴급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었지만, 자기주식 소각 의무를 우회하는 편법적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자기주식을 규율하고 있는 상법과 자본시장법 사이의 정합성을 높이고, 교환사채가 자기주식 소각 의무를 우회하기 위한 편법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개선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공시 대상도 넓어진다. 기존에는 발행주식총수 대비 1% 이상 자기주식을 보유한 상장회사에 자기주식 보유현황, 향후 처리계획, 실제 처리현황을 공시하도록 했다. 앞으로는 자기주식을 보유한 모든 상장회사로 공시 대상이 확대된다.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은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의 내용을 보다 상세히 알리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공시규정도 함께 바뀌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규정인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은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을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 첨부서류로 추가했다. 이에 따라 일반주주와 투자자는 주주총회에서 승인된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을 정기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신경희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기주식은 주주환원 수단이면서 동시에 지배구조와 자금조달에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자산"이라며 "이번 제도 정비는 자기주식 보유와 처분의 목적, 절차, 실제 처리현황을 시장에 더 투명하게 드러내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규정도 대거 손질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에는 단일종목 상장지수펀드증권과 상장지수증권의 상장폐지 요건 및 관련 신고의무가 신설됐다.
기초자산이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상태가 3개월간 계속되면 해당 단일종목 ETF·ETN은 상장폐지될 수 있다. 주권의 경우 직전 3개월간 유가증권시장 내 평균 시가총액 비중이 5% 미만이거나 평균 거래대금 비중이 2.5% 미만이면 요건에 해당한다.
![정비된 상장회사의 자기주식 처분 관련 규정 표. [출처=자본시장연구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0/552778-MxRVZOo/20260710060022868jyll.png)
◆개별주식 위클리옵션 도입에 거래소·금투협 규정도 정비
파생상품시장에서는 개별 주식 위클리옵션이 도입된다. 파생상품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은 주식옵션거래에 매주 목요일을 거래개시일로 하고 다음 목요일을 최종거래일로 하는 결제주종목을 상장하도록 정비했다. 옵션의 실시간 가격제한폭 산출 때 적용되는 변동성 변화율도 기존 30%에서 60%로 확대된다.
이에 맞춰 시장조성 제도도 정비됐다. 주식·주가지수 파생상품 시장조성 운영지침은 신규 개별주식 위클리옵션에 대한 시장조성 근거와 의무평가·대가기준을 마련했다. 거래소는 개별주식 위클리옵션 상장과 동시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도록 시장조성 의무종목에 주식옵션 결제주종목을 추가했다.
금융투자협회는 금융투자회사의 주문착오 방지 기준을 개정했다. 개별 주식 위클리옵션 신규 상장에 따라 해당 상품에 대해 주문금액 기준 경고기준은 2억원 초과~5억원 이하, 보류기준은 5억원 초과로 설정했다. 경고기준을 넘으면 팝업창을 통한 재확인이 필요하고, 보류기준을 넘으면 책임자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신 선임연구원은 "개별주식 위클리옵션은 만기가 짧아 투자자 수요가 빠르게 반영될 수 있지만, 주문 착오나 단기 변동성 관리가 중요하다"며 "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규정이 함께 정비된 것은 신상품 도입에 따른 유동성 공급과 투자자 보호 장치를 동시에 마련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이 자사주 활용 관행과 파생상품 거래 환경을 동시에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사주 규제는 상장사의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정책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위클리옵션 도입은 파생상품시장의 상품 다양성과 거래 전략에 변화를 줄 수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관련 규정은 기업의 재무전략과 공시 부담을 동시에 바꾸는 사안"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사주 취득 이후 실제 소각·처분 계획을 더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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