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부활·37조 잭팟…이재용·최태원, 美서 반도체 정면돌파

이광영 기자 2026. 7.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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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비슷한 시기 나란히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두 총수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의 격변기를 맞은 가운데 파운드리 사업 턴어라운드를 위한 대규모 수주와 투자금 확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전방위 외교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서울 강서구 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에 도착, '억만장자들의 여름 캠프'로 불리는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이재용 회장은 7일(이하 현지시각)부터 11일까지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열리는 '선밸리 콘퍼런스'에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과 함께 참석했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IT를 비롯해 자동차, 통신, 미디어, 금융, 부동산, 유통 등 각 산업계 거물급 리더와 정부 관계자 등 3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억만장자들의 사교 모임'으로도 불린다. 이 회장은 과거 "선밸리는 1년 중 가장 바쁜 출장이고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다"라며 애플과 페이스북 등 20~30개 고객사와의 만남을 강조한 적 있다.

올해 행사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앤디 제시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르네 하스 암(Arm) CEO, 메리 바라 GM 회장 등이 대거 집결했다. 

이번 출장에는 파운드리 수장이 동행한 만큼 추가 수주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2022년 4분기 이후 적자를 이어왔으나, 올해 2분기 가동률 회복을 기점으로 본질적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삼성 파운드리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칩과 엔비디아의 차세대 추론용 칩 '그록3' 생산을 잇따라 수주했다. 

이 회장은 이번 방미 기간 앤트로픽, 구글 등과 2나노 공정 및 첨단 패키징 협력을 논의하며 종합 반도체 역량을 앞세운 대형 계약 체결을 모색할 전망이다. 2025년 8월 애플로부터 아이폰 이미지센서 반도체를 수주한 삼성 파운드리는 아이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망 복귀도 노린다. 

이 회장은 선밸리 콘퍼런스에 이어 7월 말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테크 CEO 모임인 '구글 캠프'에도 참석해 네트워크 행보를 이어간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과거 미국 출장을 통해 테슬라 계약과 애플 부품 수주를 직접 이끈 만큼 이번 출장에서도 실질적인 수주 결실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6월 9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에 참석해 한일경제연대 청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미국 뉴욕으로 향한다. 최 회장은 10일 오전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나스닥 개장 기념 오프닝 벨 타종 행사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8일 SK하이닉스 종가인 207만6000원을 기준으로 공모가가 결정될 경우 조달 규모는 약 245억달러(약 37조1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알리바바의 미국 상장 당시 조달액(250억달러)에 근접하는 규모다.

이번 상장으로 조달하는 자금은 AI 인프라 확충에 투입된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건설과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구축, 극자외선(EUV) 스캐너 등 첨단 기계장치 취득에 자금을 활용해 기술 격차를 벌린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현지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을 상대로 SK하이닉스를 범용 제조사가 아닌 '고객 맞춤형 AI 메모리 솔루션 기업'으로 각인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SK하이닉스 HBM 성공 스토리를 담은 신간 '슈퍼 모멘텀'에서 "시장이 SK하이닉스를 아직 '커머디티' 제조사로 인식해 더 높은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았다"며 "SK하이닉스는 지금보다 10배는 더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방미 기간 중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주요 빅테크 경영진과 잇달아 만나 고대역폭 메모리(HBM)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불거진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 우려를 불식시키는 행보가 될 전망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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