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인가' 1점 차 1사 만루서 병살 SV, 흔들릴지언정 쓰러지지 않았다 "PS 매 먼저 맞은 느낌" [MD대구]

대구 = 김경현 기자 2026. 7. 10.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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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이 7월 9일 대구 LG 트윈스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대구=김경현 기자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2008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을 연상시키는 세이브였다. 삼성 라이온즈 '클로저' 김재윤이 극적인 세이브를 해냈다.

김재윤은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서 1이닝 1피안타 4볼넷 2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다.

팀이 6-3으로 앞선 9회 마무리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김재윤은 선두타자 문성주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홍창기에게 2루타를 맞고 무사 2, 3루에 몰렸다. 박해민에게 1루수 땅볼을 유도, 아웃 카운트와 득점을 맞바꿨다.

김재윤이 7월 9일 대구 LG 트윈스전 하늘을 보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위기가 계속됐다. 이어진 1사 3루에서 오스틴 딘에게 볼넷을 내줬다. 홈런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구석으로 공을 던졌다. 오스틴은 김재윤의 절묘한 공들을 참고 출루했다. 이어 송찬의와 9구 승부 끝에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이번에도 김재윤은 슬라이더 위주의 보더라인 피칭을 했다. 송찬의는 직구를 기다리며 끈질기게 버텼고, 풀카운트에서 9구 직구가 몸쪽으로 크게 빠져 볼넷이 됐다.

1사 만루에서 박동원과 맞대결. 이번에도 김재윤은 바깥쪽 슬라이더를 주로 사용했다. 2스트라이크를 선점한 뒤 연달아 절묘한 코스에 슬라이더를 뿌렸다. 하지만 박동원의 방망이는 나오지 않았다. 다시 풀카운트 승부 끝에 8구 슬라이더가 빠져 밀어내기 볼넷이 됐다. 어느새 1점 차.

기가 막힌 끝맺음이었다. 1사 만루서 천성호와 승부. 초구 148km/h 직구를 바깥쪽으로 꽂았다. 천성호가 이를 때렸는데 유격수 방면 땅볼이 됐다. 전진해 있던 김상준이 공을 잡자마자 2루로 송구, 양우현도 2루를 찍고 1루로 뿌렸다. 천성호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포구가 완료된 순간 심판은 아웃 판정을 내렸다. 끝내기 유격수-2루수-1루수 병살. 삼성이 2015년 이후 11년 만에 전반기 1위를 완성한 순간이다.

김재윤이 7월 9일 대구 LG 트윈스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재윤(왼쪽)과 장승현이 7월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경기 종료 후 박진만 감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생각이 나서 유격수 김상준 선수를 조금 전진시켰는데 결과적으로 잘 되었다"고 밝혔다.

김재윤은 "코스가 정면인 것 같아서 '됐다' 싶었다. 내야수들이 잘해줬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김재윤과 이승민을 전반기 수훈갑으로 꼽으며 휴식을 주지 못해 고생이 정말 많았다고 치하했다. 김재윤은 "저도 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매년 풀 시즌을 목표로 임한다. 스스로 체력 관리하는 법도 알고 있다. 회복하는 법도 알고 있어서 잘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작부터 어려운 싸움을 했다. 김재윤은 "긴장도 많이 하고, 첫 타자부터 조금씩 비껴가는 부분이 많았다. 그런데 LG 타선이 강하다 보니 가운데로 던질 수도 없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던졌던 게 악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 제 템포대로 갔어야 했는데 그게 첫 타자부터 들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거의 가을야구 느낌이었다. 먼저 매 한 번 맞은 느낌"이라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전반기를 1위로 마감했다. 선수들이 경기를 마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무려 37구를 던졌다. 올 시즌 최다 투구 수. 투구 수가 불어나도 박진만 감독은 김재윤을 믿고 밀어붙였다. 이에 대해 김재윤은 "벤치에서 교체 사인은 없었다. 제가 볼넷을 내줬어도 감독님이 계속 믿어주셨다"며 "바꾸지 않아주셔서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제가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마지막 타자가 KT 위즈에서 한솥밥을 먹던 천성호다. 김재윤은 "원래 타격에 재능이 있는 선수다. LG 가서 더 잘 치는 것을 알고 있어서 몰리는 공은 던지지 않으려고 했다. 바깥쪽으로 던졌는데 다행"이라고 전했다.

8회 터진 김영웅의 솔로 홈런이 아니었다면 삼성의 승리는 장담할 수 없었다. 김재윤은 "(김)영웅이에게 내려와서 바로 '고맙다. 네 덕분에 세이브 할 수 있었다'고 바로 이야기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얼마나 긴장하고 온 힘을 쏟은 것일까. 김재윤은 땀범벅이 된 채로 취재진을 만났다.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긴장과 흥분을 떨쳐내지 못한 모습. 그만큼 김재윤과 삼성에 중요한 세이브였다. 시즌 22호이자 통산 315호 세이브. 흔들릴지언정 쓰러지지 않았다. 삼성 팬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새겨질 기억이다.

김재윤이 7월 9일 대구 LG 트윈스전 공을 던지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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