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공수처의 내란죄 체포영장 적법”… 尹 ‘징역 7년’ 원심 확정

송혜미 기자 2026. 7. 10.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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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내란 재판’ 첫 유죄 확정]
법원 “공수처 수사 문제없다” 결론… 내란 우두머리 재판 영향 미칠듯
‘계엄 사후문건 폐기’ 혐의도 유죄… 尹측 “사법 정치화” 재판소원 예고
‘차벽’ 친 前경호차장 1심 징역 5년
윤석열 전 대통령. 뉴스1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9일 오후 2시 13분 서울 서초구 대법원 1호 법정에선 12·3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혐의 사건에 대한 상고심 선고가 이뤄졌다.

징역 7년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던 순간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이 열리는 서울고법 417호 형사대법정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대법원 재판과 달리 1, 2심 재판은 출석 의무가 있어 해당 법정으로 간 것이다.

변호인들이 대법원에서 진행되는 선고를 볼 수 있도록 휴정을 요청해 윤 전 대통령은 서울고법 417호에서 변호인 휴대전화를 통해 생중계된 선고 내용을 들었다.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는 재판부 주문이 나오는 순간에는 고개를 한두 차례 끄덕이더니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법정 경위에게 “재판 진행하죠”라고 말을 건넨 그는 변호인과 잠시 대화를 나눈 뒤 방청석에 앉아 흐느끼는 지지자를 보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윤 전 대통령은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었지만 이날 선고로 기결수 신분으로 바뀌게 된다. 진행 중인 재판이 남아 있어 교도소로 이감은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지만, 일반인 접견이나 외부로 전화를 걸 수 있는 횟수가 제한된다.

●대법 “공수처 내란죄 수사 적법”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자신에 대한 공수처의 체포 시도를 막은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지난해 7월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에 의해 구속 기소됐다. 4월 2심은 윤 전 대통령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1심 선고 형량보다 2년 높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날 대법원 역시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원심은 영장 발부와 집행 절차에 위법이 없으므로 이를 저지하기 위한 행위는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에 해당되고, 피고인(윤 전 대통령)이 이에 가담한 게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며 “이 같은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계엄 국무회의’를 열면서 일부 국무위원에게 소집 통보를 하지 않아 심의권을 침해하고 ‘계엄 사후 문건’을 작성한 뒤 폐기한 혐의 등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수긍했다.

이날 대법원이 그간 윤 전 대통령 측이 문제 삼아 온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과 관련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놓으면서 2심이 진행 중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죄는 직권남용죄와 배경이 되는 사실관계가 동일하고 증거도 상당 부분 중첩돼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며 “공수처법이 정한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선고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판결이 어떤 권력도 결코 법 위에 설 수 없으며,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유화하고 헌정질서를 유린한 세력에게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른다는 원칙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썼다.

반면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재판소원을 통해 판결 취소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소원은 더불어민주당이 관련 입법을 주도해 3월부터 시작됐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전원합의체 심리조차 생략한 채 시간에 쫓기듯 상고를 기각한 것은 사법의 정치화”라고 반발했다.

●영장 집행 막은 경호처 간부들 법정 구속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차벽을 설치하고 ‘인간 스크럼’을 짜는 등 공수처의 대통령 관저 진입을 막은 혐의를 받는 경호처 간부들도 같은 날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현경)는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호처 박종준 전 처장, 김성훈 전 차장에게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윤 전 대통령의 위법한 지시에 따라 경호처 소속 공무원을 이용해 수사기관의 적법한 영장 집행을 저지했다. 경호처라는 국가 기관의 조직과 지휘 체계를 이용해 영장 집행을 장시간 차단한 중대 범죄”라며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더라도 거부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란범죄 피의자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해 국가 법질서 기능을 해쳤고 물리적 충돌 위험까지 초래해 죄질이 나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 전 차장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군사령관 3명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하는 데 관여한 혐의(대통령경호법 위반)에 대해서도 유죄가 선고됐다. 함께 기소된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에서 구속됐다. 김신 전 가족경호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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