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공수처의 내란죄 체포영장 적법”… 尹 ‘징역 7년’ 원심 확정
법원 “공수처 수사 문제없다” 결론… 내란 우두머리 재판 영향 미칠듯
‘계엄 사후문건 폐기’ 혐의도 유죄… 尹측 “사법 정치화” 재판소원 예고
‘차벽’ 친 前경호차장 1심 징역 5년

9일 오후 2시 13분 서울 서초구 대법원 1호 법정에선 12·3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혐의 사건에 대한 상고심 선고가 이뤄졌다.
징역 7년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던 순간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이 열리는 서울고법 417호 형사대법정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대법원 재판과 달리 1, 2심 재판은 출석 의무가 있어 해당 법정으로 간 것이다.
변호인들이 대법원에서 진행되는 선고를 볼 수 있도록 휴정을 요청해 윤 전 대통령은 서울고법 417호에서 변호인 휴대전화를 통해 생중계된 선고 내용을 들었다.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는 재판부 주문이 나오는 순간에는 고개를 한두 차례 끄덕이더니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법정 경위에게 “재판 진행하죠”라고 말을 건넨 그는 변호인과 잠시 대화를 나눈 뒤 방청석에 앉아 흐느끼는 지지자를 보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윤 전 대통령은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었지만 이날 선고로 기결수 신분으로 바뀌게 된다. 진행 중인 재판이 남아 있어 교도소로 이감은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지만, 일반인 접견이나 외부로 전화를 걸 수 있는 횟수가 제한된다.
●대법 “공수처 내란죄 수사 적법”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원심은 영장 발부와 집행 절차에 위법이 없으므로 이를 저지하기 위한 행위는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에 해당되고, 피고인(윤 전 대통령)이 이에 가담한 게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며 “이 같은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계엄 국무회의’를 열면서 일부 국무위원에게 소집 통보를 하지 않아 심의권을 침해하고 ‘계엄 사후 문건’을 작성한 뒤 폐기한 혐의 등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수긍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선고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판결이 어떤 권력도 결코 법 위에 설 수 없으며,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유화하고 헌정질서를 유린한 세력에게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른다는 원칙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썼다.
반면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재판소원을 통해 판결 취소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소원은 더불어민주당이 관련 입법을 주도해 3월부터 시작됐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전원합의체 심리조차 생략한 채 시간에 쫓기듯 상고를 기각한 것은 사법의 정치화”라고 반발했다.
●영장 집행 막은 경호처 간부들 법정 구속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차벽을 설치하고 ‘인간 스크럼’을 짜는 등 공수처의 대통령 관저 진입을 막은 혐의를 받는 경호처 간부들도 같은 날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현경)는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호처 박종준 전 처장, 김성훈 전 차장에게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윤 전 대통령의 위법한 지시에 따라 경호처 소속 공무원을 이용해 수사기관의 적법한 영장 집행을 저지했다. 경호처라는 국가 기관의 조직과 지휘 체계를 이용해 영장 집행을 장시간 차단한 중대 범죄”라며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더라도 거부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란범죄 피의자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해 국가 법질서 기능을 해쳤고 물리적 충돌 위험까지 초래해 죄질이 나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 전 차장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군사령관 3명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하는 데 관여한 혐의(대통령경호법 위반)에 대해서도 유죄가 선고됐다. 함께 기소된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에서 구속됐다. 김신 전 가족경호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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