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출 중고차 ‘불법주차’ 안 봐준다
연수구, 오늘까지 불법주차 단속
보관소 부족, 견인 조치도 한계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 서둘러야”

인천 연수구는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를 ‘중고차 수출단지 불법행위 차량 집중 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옥련동 옛 송도유원지 일대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다. 단속에는 연수구 관계자뿐 아니라 경찰, 주민들까지 참여해 장기 방치된 차량 등을 중점적으로 살폈고,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합동 캠페인까지 진행했다.
연수구가 집중 단속에 나선 건 중고차 수출단지 주변의 차량 장기 방치, 불법 주정차 문제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 수출단지는 2011년 폐쇄된 옛 송도유원지 부지에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하지만 단지 내 주차 공간 부족으로 업체들이 인근 도로 등에 차량을 무단으로 방치하기 시작하면서 일대의 심각한 주차난, 교통난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단지에는 약 1600개 업체가 난립한 상태로, 이 일대에서는 번호판 없이 먼지만 가득 쌓인 차량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연수구가 이 일대에서 주정차 위반으로 단속한 ‘번호판 없는’ 차량만 해도 약 1400대에 이른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연수구는 2022년 말소 차량 단속 강화 계획을 세웠고, 이듬해 주민들이 불법 차량들을 감시하는 ‘주민감시단’까지 구성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또 이면도로 방치 차량의 강제 처리 계도 기간을 기존 2개월에서 10일로 대폭 줄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속을 피해 차들이 인근 주택가나 이면도로, 공터 등까지 옮겨가면서 주민 불편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연수구는 불법 차량에 대해 견인 조치 등을 취하고 있지만, 견인보관소 공간이 한정돼 있어 견인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이에 연수구는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에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해결책으로 주목받았던 인천항만공사의 ‘인천항 첨단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 사업은 지난해 시행자 자금난으로 무산된 뒤 관계 기관들이 대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이전 대상지로는 연수구 인천신항 배후단지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수출단지 이전 등의 내용이 담긴 ‘글로벌 인공지능(AI) 오토밸리’ 조성은 박찬대 인천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1600여 개 업체가 난립한 수출단지의 이면에는 15년간 일상적인 고통을 견딘 구민들의 눈물과 분노가 있다”며 “수출단지 이전 사업은 행정 절차나 기관 간 이해관계를 핑계로 더 이상 지연돼선 안된다. 15년의 고통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전 대상지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인천신항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기관 간 갈등이 예상된다. 인천신항 역시 연수구에 있기 때문이다. 이 청장은 “환경 오염과 교통 불안 속에서 고통 받아온 구민들에게 관내 이전을 수용하라는 건 또 다른 희생을 강요하는 일”이라고 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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