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령층 '식집사' 늘어난다…댕댕이보다 정겨운 반려식물

문화영 2026. 7. 1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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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넘어 '생활 일부' 된 반려식물
서울 자치구, '반려식물 클리닉' 운영

시는 반려식물 보급 외에도 '반려식물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만 4000건의 진단·처방이 이뤄졌다./서울시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최근 식물이 단순한 인테리어 소품을 넘어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 회복을 돕는 '반려'의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이 늘고 마음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식물을 가족처럼 돌보는 '반려식물 문화'가 새롭게 자리잡는 모습이다.

10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발표한 '반려식물 인구와 산업규모 조사' 결과 국민의 34%인 약 1745만명이 반려식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 37.2% △40대 13.2% △50대 15% △60대 이상 34.6%으로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청년층과 정서적 돌봄 수요가 큰 고령층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반려식물 구매 비용과 관리 비용 등을 합산한 산업 규모는 2조415억원으로 추산됐다.

농촌진흥청은 반려식물 기르기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국민 생활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서 안정에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시장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서울 자치구들도 반려식물을 복지와 치유 정책으로 활용하고 있다. 과거 원예 체험 중심에서 벗어나 정서 회복과 사회적 관계 형성, 취약계층 돌봄을 접목한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중구는 여름방학 정원체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나의 반려식물' 과정을 운영한다. 청장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반려식물을 매개로 한 소통과 사회관계망 형성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022년 문을 연 정원지원센터도 올해 새 단장을 마치고 반려식물 상담과 정원 처방, 체험 교육 등 주민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성동구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오는 11월까지 '반려식물 보급사업'을 추진한다. 전문 원예치유사가 가정을 직접 방문해 반려식물을 전달하고 관리 교육과 사후관리까지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반려식물 보급 전후 우울척도와 만족도를 조사해 사업 효과도 분석할 계획이다.

구는 이번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이 식물을 돌보며 일상 속에서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 활력을 얻는 것은 물론 사회적 관계 형성과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진구가 '찾아가는 반려식물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광진구

용산구 역시 연말까지 장애인과 어르신을 대상으로 반려식물을 보급하고 원예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구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구민들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교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식물을 진단하고 치료해 주는 '반려식물 클리닉'도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강북, 광진, 강서, 강동, 서초구는 '반려식물 클리닉'을 운영하며 병해충 진단과 분갈이, 맞춤형 재배 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일부 자치구는 클리닉에 식물보호기사, 치유농업사, 원예복지사 등 전문 인력이 상주해 있거나 공동주택이나 주민센터를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운영해 접근성을 높였다.

단순히 병든 식물을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예 교육과 치유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며 주민들이 기초적인 식물 관리 지식을 습득하고 식물을 지속적으로 돌볼 수 있도록 돕는다.

가족 단위, 청년 1인 가구, 시니어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반려식물 재배법, 친환경 병충해 방제, 테라리움, 재활용 가드닝 등을 제공한다. 또 반려식물을 직접 가꾸는 활동을 비롯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식물 관찰일지 및 콘텐츠를 제작해 어르신의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고 디지털 활용 능력을 동시에 높이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반려식물 문화가 과거 일부 사람들의 취미에서 일상생활의 일부가 됐다고 평가한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도시에서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문화를 만드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변화"라며 "서울시와 자치구가 반려식물 정책을 확대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자생식물을 활용한 보급과 함께 생명을 돌보는 윤리 교육도 병행해야 지속 가능한 반려식물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다"며 "이 밖에도 시민들이 일상에서 자연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강 둔치 등에 공원과 숲, 생활권 녹지를 확대하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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