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은쌈짓돈]③민주당 경기도당, 미신고 계좌로 직원 급여 페이백
더불어민주당 17개 시도당 가운데 가장 많은 당원 수와 지역구를 차지하고 있는 경기도당의 회계부정 의혹을 집중보도한다. <편집자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이 당직자들 급여로 지급했다고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고는, 이 돈을 별도의 계좌에 모아놓고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들의 급여 일부를 되돌려 받거나, 부풀려 지급한 뒤 되돌려 받아 사용하는 이른바 ‘페이백’으로 10여 년 전 정치권에서 문제가 돼 의원 여러 명이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과 유사한 형태다.
현재 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은 판사출신의 재선인 김승원 의원이다.
뉴스타파는 경기도선관위에 정보공개청구해 받은 2025년도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회계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총무담당 국장과 부장에게 월 급여 외에 급여 2백만 원이 추가로 지급된 것을 확인했다.
국장의 경우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급여란 명목으로 2백만 원이 추가 지급됐고, 부장의 경우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매달 2백만 원이 급여 명목으로 추가 지급됐다.
뿐만 아니라 이 부장 당직자의 경우 그 이전인 4월부터 6월까지는 아예 2백만 원이 포함된 액수가 급여로 지급됐다.

또 다른 부장급 직원 박 모씨 역시 2024년부터 계약직으로 근무하면서 줄곧 월 350만 원 안팎의 급여를 받다가 지난해 4월부터 갑자기 1백만 원이 늘어난 액수의 급여를 지급받았다.
이렇게 페이백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지난해에만 모두 4천5백만 원으로 직원 4명으로부터 페이백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 모씨는 페이백 여부를 묻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저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답변드리기 힘들다”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총무담당 당직자는 뉴스타파의 확인 요청에 페이백을 인정하면서도 비자금 형태로 운영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당직자는 “급여 외에 2백만 원씩 또는 100만 원씩 인건비로 처리를 한 뒤 운영비 통장에 넣고 운영비로 사용했다”면서 “카드로 사용을 하고 그 카드 내역을 중앙당 감사 때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운영비 계좌가 선관위에 정치자금 지출계좌로 등록한 계좌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중앙당에서 문제가 없다고 했다는 경기도당의 해명이 사실인지 묻는 뉴스타파의 질의에 대해, 경기도당에 대한 회계감사를 담당하는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담당자는 “급여에 업무추진비라는 항목이 포함돼 있다”면서 “경비가 시급하거나 지출이 바로 안될 때 출장비나 간담회 비용으로 쓸 수 있게 지급하고 증빙을 감사 때 확인하고 있다”면서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선관위에 급여라고 신고했지만 급여에 업무추진비도 포함되는 개념이어서 허위 신고가 아니고, 사용한 금액에 대해 영수증 등 증빙을 모두 확인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기도의 경우 지역이 넓어 출장이 많기 때문에 경기도에 대해서만 현실적인 부분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치자금조사과는 “급여라고 신고해 놓고 실제는 급여가 아닌 다른 명목으로 사용했다면 위법이 될 수 있다”고 뉴스타파의 질의에 답변했다.
민주당 총무조정국이 시도당에 배포한 회계지침에도 업무추진비는 급여에 포함돼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인건비 외에 유급당직자의 출장경비와 간담회비 등은 조직활동비에 해당하므로 건별로 기안 후 지급기준에 따라 지급하고 정산해야한다’고 해놓았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과 중앙당 담당자들이 자신들의 회계지침과는 다른 해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경기도당은 별도의 업무추진비와 조직활동비를 매달 수백만 원씩 별도로 지급하기도 했다. 급여에 출장비 같은 업무추진비가 포함됐다는 해명과 상반된 증거다.
출장비 등의 업무추진비나 조직활동비를 사용하려면 선관위에 신고한 계좌에서 지급했어야 한다.
그리고 사용 후에 선관위에 증빙서류를 제출했으면 된다.
그런데 민주당 경기도당은 직원에게 급여로 지급했다고 선관위에 허위로 신고하고는 이 돈을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은 계좌에 넣고 업무추진비로 사용했다. 선관위의 감시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선관위에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사실상의 비자금을 운용한 셈이다.

정치자금법 제36조에는 정당의 정치자금은 선관위에 신고한 회계책임자 1개의 계좌를 통해서만 지출하도록 하고 있다.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은 총무담당 직원의 개인계좌에 페이백 자금을 모아놓고 여기서 출장비를 썼다면 명백한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선관위가 알 수 없는 계좌에서 돈이 들어가고 나갔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무렵, 보좌관의 급여 일부를 돌려받거나 급여를 이중지급한 뒤에 돌려받아 정치자금으로 쓴 한나라당의 장광근 전 의원, 최구식 전 의원, 자유한국당 이군현 전 의원 등은 모두 신고하지 않은 정치자금을 사용한 혐의로 집행유예 등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경기도당의 페이백 의혹에 대해 김승원 도당위원장은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중앙당에서 회계 감사를 받았는데 전혀 문제가 안 됐고, 그렇게 최종적으로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승원 도당위원장은 지난 2024년 민주당의 검찰 특별활동비 TF단장을 맡아 법사위에서 검찰의 깜깜이 예산 집행을 추궁했던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대표)는 “검찰이 그동안 특수활동비나 업무추진비 같은 돈을 엉터리로 쓸 수 있었던 것은 이를 감시해야 할 정치권들 스스로 떳떳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행정부와 사법부를 제대로 감시하기 위해서는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다른 어떤 조직보다도 더 투명하게 공적자금을 쓰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의 지난해 예산은 약 90억 원으로 이 가운데 24억 원이 국고보조금, 62억 원은 당원들이 낸 당비였다.
뉴스타파 최기훈 bluemang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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