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조작정보 징벌적 손해배상 시대
[미오 사설] 미디어오늘 1559호 사설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지난 7일부터 개정된 정보통신망법 시대에 살게 됐다. 허위인 걸 알고도 허위조작정보를 유포했을 때 기존 손해배상액이 1000만 원이었다면 앞으로는 5000만 원까지 배상액이 나올 수 있다. 언론과 10만 구독 유튜버 등 '사실이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에게 벌어질 미래다. 앞으로는 법원 판결로 확정된 허위조작정보를 온라인에 2회 이상 유통하면 10억 원 이하의 과징금도 받을 수 있다. 이번 법 개정으로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권력자들의 '봉쇄 소송'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여젼히 우려가 된다.
개정법이 '가중 손해배상 청구 남용에 대한 특칙'을 만든 것도 이 같은 우려 때문이다. 소 남용을 막기 위해 법에 명시한 중간판결 절차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게 사법부 협조가 절실하다. 소가 각하될 경우 공인등에게 판결을 공표하도록 명한 것과 관련해선, 우리 언론의 대응도 중요하다. 봉쇄 소송을 줄이기 위해선 소 각하 사실을 많은 언론이 적극적으로 보도할 필요가 있다. 특칙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공인의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귀담아야 한다.
불법정보·허위조작정보의 삭제 및 게재자 계정 정지 등에 나설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사회적 감시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플랫폼 사업자와 협약을 맺어 허위정보 여부를 판단하게 될 '사실확인단체'가 행위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해당 단체가 사실상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을 벗어야 하고, 전문성도 인정받아야 한다. 플랫폼 사업자의 무분별한 삭제를 견제하는 주체라는 측면에서 향후 이의신청을 처리하게 될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산하 분쟁조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법은 항상 최악의 독재자가 악용할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해 만들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는 개정안에 대한 각계의 우려는 타당하다. 부당한 자기검열의 일상화를 막고, 언론의 권력 감시가 억압받지 않도록 적절한 법·제도 개선을 계속 논의해야 한다.
동시에 법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무리한 비판도 자제해야 한다. '입틀막법'이라며 공포를 조장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허위조작정보 판단 주체는 결국 사법부이며, 평범한 시민들이 징벌 배상을 받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그동안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허위조작정보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처벌이 약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우리 언론계도 그간 '가짜뉴스' 확산에 일조했던 것은 아닌지, 법안 비판에 앞서 성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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