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몸짓에, 사계가 다시 흐른다

- 김주원표 부산오페라발레단作
- 17, 18일 문화회관 중극장 공연
- 기후위기로 사라지는 계절 표현
- 틀 벗어난 파격 안무 시도 눈길
- 감독 “내년 개관 앞두고 희망 봐”
“무대 위에서 발레 무용수 18명은 현대의 ‘자연이자 사람’입니다. 크게 아파하고 무너지지만, 다시 솟아나는 생명의 기운을 보여줍니다. ‘사계: Time in Tides’는 기후위기 속에서 사라져가는 우리 사계절의 아름다움과 숨결을 구현하고자 했습니다.”(김주원 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단 예술감독·사진)

지난 8일 부산문화회관의 연습공간인 다듬채 1층에서 ‘2026 부산발레시즌 Ⅱ: 사계: Time in Tides’의 프레스콜(언론 설명회와 주요 장면 공개) 행사가 열렸다. 클래식부산과 부산문화회관이 공동으로 주최·주관하고 화승이 후원하는 이 공연은 오는 17일 오후 7시30분, 18일 오후 5시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펼쳐진다.
이 공연은 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단이 4개 작품으로 짠 올해 라인업 가운데 두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내년 부산오페라하우스가 개관하면 곧장 ‘실전’이 시작되는 만큼 올해 모든 공연은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김주원 예술감독은 기후위기라는 ‘지금 여기 우리 모두’의 문제를 택해 공감력을 높이고, 형식과 구성 면에서도 고전 발레의 틀에서 한 발짝 벗어나 현대적인 시도를 감행했다.
“현대 클래식 음악의 거장 막스 리히터(60)의 작품 ‘비발디 사계 재창작(Vivaldi Recomposed)’이 클래식부산 오케스트라의 현장 연주로 공연의 바탕에 깔린다”고 김 예술감독은 설명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들어온 그 음악에서 무너져 가는 사계와 기후위기라는 우리 모두의 숙제가 떠올랐다. 사라져가는 계절, 자연의 일부인 사람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김 예술감독은 “안무가 유회웅의 안무 스타일이 이 작품에 적격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발레 무용수의 에너지를 극한으로 끌고 가 터뜨리게 하면서도 한없이 섬세한 그의 안무 덕에 무용수들은 고전 발레에서는 좀체 하지 않는, 바닥에 드러눕는 동작을 하고 토슈즈를 벗었다가 신었다가 하며 극적으로 움직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함께 자리한 출연진 김희현(객원) 홍주연 장유미 수석은 “클래식 발레와 비교하면, 익숙하지 않고 다양한 표현을 해야 하는 작품이어서 흥미로웠고 더욱 몰입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광현이 지휘하는 18인조 클래식부산오케스트라의 현장 연주는 이 창작 발레를 ‘평소 부산에서 접하기 힘든 공연’으로 끌어올린다. 오케스트라가 현장에서 발레 무용수들과 호흡을 맞춰가며 연주하는 공연은 그만큼 드물다. 막스 리히터의 ‘비발디 사계 재창작’이 현장에서 연주되는 가운데 부산 출신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원이 협연한다. 김재원은 프랑스 툴루즈 카피콜 국립오케스트라 종신 악장을 지냈고 현재 이화여대 교수로 있다. 비주얼 디렉터 박훈규는 BTS 블랙핑크 등과 작업한 이력이 있는 대중예술가이다.
김 예술감독은 이 공연의 중요성을 인식한다고 했다. 그는 “제 임기가 올해까지인데, 지난 3년 동안 함께 열심히 노력했다. 상임 단원제가 아닌 시즌 단원제 발레단으로서 건강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힘썼고 희망적인 모습을 보았다”며 “내년 오페라하우스 개관을 앞두고 이 공연은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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