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AI 반도체 생산기지 최적지…세계가 선택한 조건 모두 갖췄다

이봉한 기자 2026. 7. 9. 19:4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HBM 투자 잇는 글로벌 팹 경쟁…산업생태계·인프라가 입지 좌우
전력·초순수·소부장 집적 강점…즉시 착공 가능한 국가5산단 부각
▲ 개발이 한창인 구미국가산업단지 5단지 전경. 구미시

미국 마이크론이 일본 히로시마에 14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TSMC는 구마모토를 첨단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선택했다.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기지로 선택한 공통 기준은 막대한 보조금이 아니라 이미 구축된 산업생태계와 안정적인 전력·용수, 연구개발 기반이었다. 관련기사 3면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경쟁이 '누가 더 앞선 기술을 개발하느냐'에서 '누가 더 빨리 공장을 짓고 양산하느냐'로 바뀌면서 팹(Fab) 입지 경쟁 역시 준비된 산업도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 기반과 초순수 공급시설, 즉시 착공이 가능한 산업용지를 갖춘 구미가 새로운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Micron Technology는 최근 일본 히로시마 공장에서 신규 생산동 기공식을 열고 총 1조5000억엔(약 14조원)을 투자해 오는 2028년부터 차세대 HBM을 생산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이 히로시마를 선택한 이유는 기존 D램 생산라인과 90여 개 반도체 관련 기업이 형성한 산업 클러스터, 연구개발과 양산 기능을 함께 갖춘 생산체계, 안정적인 전력과 산업용수 등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모두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TSMC 역시 일본 구마모토를 생산거점으로 선택했다. 구마모토는 소니와 로옴 등 반도체 기업이 집적된 규슈 '실리콘 아일랜드'의 중심지로 풍부한 산업용수와 협력기업, 숙련 인력을 갖춘 대표적인 반도체 클러스터다. 실제 투자 발표 후 약 2년 만에 양산에 돌입하며 준비된 산업단지가 얼마나 큰 경쟁력인지를 입증했다.

반면 신규 반도체 생산기지는 부지가 결정되더라도 환경영향평가와 각종 인허가, 송전망과 변전시설 구축, 산업용수와 초순수 공급시설 조성 등에 수년이 걸린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시대에는 이 같은 준비 기간 자체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메가프로젝트'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 구상을 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투자 규모보다 얼마나 빠르게 생산 인프라를 구축해 양산에 돌입하느냐가 글로벌 공급망 경쟁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 같은 기준에서 구미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준비된 반도체 생산도시라는 평가를 받는다.

구미국가산업단지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과 낙동강 수계를 기반으로 한 풍부한 산업용수를 확보하고 있으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300여 개가 집적된 국내 최대 수준의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SK실트론 구미사업장에 구축한 하루 2400t 규모의 초순수 국산화 실증플랜트는 반도체 제조공정의 핵심 기반시설로 평가된다. 구미국가산업단지 5단지는 산업용지와 도로, 전력, 용수 등 기반시설이 이미 조성돼 있어 기업이 투자 결정을 내리면 즉시 공장 건설에 착수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선택한 도시는 모두 준비된 산업도시였다"며 "구미는 안정적인 전력과 산업용수, 초순수 공급시설, 산업단지, 소재·부품·장비 생태계를 모두 갖춘 국내 최고의 반도체 생산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단지 5단계 산업용지를 평당 1000원에 공급하는 등 기업이 투자만 결정하면 즉시 착공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반드시 반도체 팹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세계 기업들이 히로시마와 구마모토를 선택한 이유는 이미 산업생태계가 완성돼 있었기 때문"이라며 "구미 역시 전력과 용수, 초순수, 산업단지, 소부장 기업이 모두 갖춰진 만큼 투자 즉시 생산에 들어갈 수 있는 국내 최적의 반도체 생산거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