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의 스케처…남구의 속살을 보고, 담고, 품다
지역 넘어 어반스케치로 이어진 치유와 교류의 장
사람과 사람, 기억과 기억 잇는 도시 기록 프로젝트






광주 남구의 골목과 일상이 전국 스케처들의 손끝에서 새로운 풍경으로 되살아난다. 단순히 도시를 그리는 전시를 넘어 그림을 통해 사람과 사람, 도시와 도시를 잇는 교류의 장이 펼쳐지고 있다.
광주아트가이드가 주최하고 광주어반스케치&드로잉이 주관하는 어반스케치&드로잉 전국 교류전 ‘광주를 그리고 도시를 잇다-남구편’이 오는 19일까지 양림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전국 100명의 작가가 참여해 광주 남구와 각 지역의 도시 풍경을 담은 작품 약 400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광주어반스케치&드로잉이 2023년 ‘광산구를 그리다’, 2024년 ‘동구를 그리다’, 2025년 ‘서구를 그리다’에 이어 올해 남구를 주제로 이어가는 도시 기록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다.
근대문화유산과 골목 풍경이 공존하는 양림동을 비롯해 봉선시장, 포충사, 광주시립수목원 등 남구 곳곳을 스케치하며 도시의 시간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올해 전시는 ‘전국 교류전’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참여 작가 100명 가운데 광주 회원은 62명, 서울·부산·수원·전주 등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작가 38명이 함께했다.
광주 작가들은 남구의 풍경을, 외부 작가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도시의 골목과 일상을 작품으로 출품해 서로 다른 도시의 표정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참여자 대부분이 전문 작가가 아닌 일반 시민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광주어반스케치&드로잉에 따르면, 회원의 약 99%가 아마추어다.
직장인과 교사, 경찰관, 의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그림을 좋아한다는 공통점 하나로 모였다. 어린 시절 미술을 꿈꿨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붓을 놓았던 사람, 은퇴 후 새로운 취미를 찾던 사람, 건강 회복과 치유를 위해 그림을 시작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들의 성장은 꾸준한 공동체 활동에서 비롯됐다.
광주어반스케치&드로잉은 21일간의 그림 챌린지와 매주 사진을 공유해 각자 그리는 ‘주간 미션’, 월 1회 정기 스케치 모임 등을 운영하며 회원들이 자연스럽게 그림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림의 완성도를 평가하기보다 꾸준히 그리는 습관과 서로를 응원하는 문화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 단체의 운영 방식이다.
오는 11일 개막식에서는 전국에서 활동하는 대표 스케처들이 참여하는 양림동 어반스케치 워크숍도 열린다.
곰아재, 그림쟁이지니, 오영석, 윤코, 재재나무 등 작가들이 양림동 일대를 걸으며 현장 드로잉을 진행하고 시민들과 어반스케치의 매력을 나눌 예정이다.
서동환 광주어반스케치&드로잉 회장은 “많은 회원들이 그림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일상을 회복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며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은 길 위에서 쌓아온 열정과 도시 간 연대의 증거”라고 밝혔다.
/최명진 기자
Copyright © 광주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