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안방' 진격하는 SK… 메모리 넘어 AI인프라 기업으로

조은효 2026. 7. 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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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나스닥 상장 지휘
美 현지 행사서 오프닝벨 울리고
머스크 등 CEO들과 회동 가능성
확보한 자금은 용인 팹 등에 투자
美에 AI데이터센터 구축도 검토
【파이낸셜뉴스 서울·뉴욕=조은효 임수빈 기자 이병철 특파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0일 오전 9시(현지시간·한국시간 10일 오후 10시) 미국 뉴욕 나스닥거래소에서 열리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식에 참석해 '벨 링잉 세리머니'에 직접 나선다.

최 회장의 '큰 그림'은 나스닥 상장을 통한 단순한 자금조달이 아니다. 미국에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아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SK하이닉스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나아가 미국 현지에서 빅테크들과 경쟁·협력하며 AI 인프라 기업으로 대규모 사업 기회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에 AI 컴퍼니(글로벌 AI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SK하이닉스, SK㈜, SK텔레콤 등 그룹의 투자 자원을 집결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국내와 더불어 미국 현지에서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도 검토 대상"이라고 밝혔다. '빅테크들의 안방'으로의 진격을 의미한다.

■최태원의 '큰 그림'…나스닥100 편입

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이 글로벌 AI 인프라 기업으로 대도약을 위해 SK하이닉스 및 SK그룹에 대한 '슈퍼 모멘텀'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최 회장은 그 첫 관문인 SK하이닉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진두지휘하며, 미국에 설립한 AI 컴퍼니에 그룹의 자원을 집결시켜 왔다.

SK하이닉스는 당초 ADR 발행을 통해 290억달러(약 43조원)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 발행주식의 약 2.5%, 최대 1779만주를 신주로 발행한다. 최근 반도체주 하락 여파로 실제 조달 규모는 245억달러(약 37조원·전일 종가 기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주 피크아웃 분수령

최 회장은 올해 초 출간된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성공 스토리를 담은 신간 '슈퍼 모멘텀'에서 "시장이 SK하이닉스를 아직 '커머디티(범용)' 제조사로 인식해 더 높은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았다"며 "하이닉스는 지금보다 10배(당시 기준으로 시총 약 2000조원 추정)는 더 커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6월 약 200조원에서 1년 만에 10배 가까이 급증해 지난 6월 22일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돌파했으며, 이날 기준으로 1558조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장은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을 반도체주 피크아웃의 향배를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오는 9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편입 가능성이나, 12월 나스닥100 편입 가능성을 주목한다"며 "미국 투자자들의 투자 접근성이 개선돼 투자 수급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이익 올해 300조원

글로벌 산업계는 최 회장이 이번 상장식을 계기로 내놓을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AI 경쟁의 승패는 결국 안정적인 메모리 공급능력이 좌우할 가능성이 큰 만큼 반도체 병목현상 해소방안을 제시할 수 있으며, 나아가 SK하이닉스를 미래 AI 산업의 핵심 축으로 부각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에서 조달한 자금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공장)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건설(HBM 전용 후공정 공장) △극자외선(EUV) 스캐너를 포함한 첨단반도체 장비 취득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2·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64조8227억원(전년 동기 대비 603.6% 증가)으로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재계는 최 회장이 상장식 참석에 이어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과 만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이 거론된다.

eh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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