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민간 드라이브스루 규제"…광산구 ‘내로남불’

서강원 2026. 7. 9. 18:2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례 제정…곳곳 매장 안전 강화
정작 구청 민원센터는 ‘미적용’
통학로 인접 보행자 사고 우려
"공공부터 안전기준 만들어야"
전남광주 광산구가 민간 드라이브스루에는 조례까지 제정해 안전기준을 권고해놓고 정작 공공시설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주민 안전엔 뒷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 수완 드라이브스루 민원센터. /서강원 수습기자 sgw@namdonews.com

"광산구청이 주민 안전에 더 힘써야 하는 것 아닌가요?"

9일 오후 5시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수완동행정복지센터 앞에서 남도일보 취재진과 만난 수완고등학교 학생들이 이렇게 토로했다. 이곳엔 광산구가 운영하는 '드라이브스루형 민원센터'가 설치된 곳이다. 그러나 출입 차량과 횡단보도를 건너는 학생들이 뒤엉킬 뻔한 상황이 잇따라 반복되면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공공시설이 오히려 민간시설보다 안전대책이 미흡한 모습이었다. 광산구가 민간시설에는 조례로 속도저감시설과 경보장치 등 설치를 권고한 것과 대비됐다.

수완고 3학년 박윤서(19)양은 "차량이 들어오는 걸 알려주는 장치가 없어 갑자기 차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며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시간에는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광산구의 교통행정이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 시설에는 조례까지 제정해 안전기준을 권고해놓고 정작 공공시설인 드라이브스루 민원센터는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주민 안전엔 뒷전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드라이브스루 민원센터'는 민원인이 차에서 내리지 않고 정차한 상태에서 본인 확인을 거쳐 민원서류를 발급받는 시설이다. 카페나 프랜차이즈 음식점의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공공행정에 접목한 사례다. 편리성과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 2017년 정부 행정혁신 우수사례로도 소개됐다. 현재 광산구에는 첨단동과 수완동 등 두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주민 안전엔 뒷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진이 이날 현장을 확인한 결과 수완동 민원센터에는 차량 접근을 알리는 경보장치와 차량 진입을 막는 볼라드가 설치되지 않았다. 이곳은 수완고 정문과 맞닿아 있어 등·하교 시간 학생 통행이 많은 곳이다. 그럼에도 차량과 보행 동선을 관리하는 안전요원조차 없었다. 심지어 첨단동 드라이브스루 민원센터는 인력 부족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문제는 '이중 잣대'다. 광산구의회는 지난해 11월 '승차구매점 교통안전 관리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는 드라이브스루 형태의 승차구매점에 대해 속도저감시설과 횡단시설 등 보행시설, 방호울타리와 조명시설, 차량 출입 경보장치 등을 설치하도록 권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당시 승차구매점 등이 주민 안전 관리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한 조치다.

그러나 정작 공공시설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통학 환경에 대한 사고 위험성을 사전에 검토했는지에 대해서도 광산구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행정이 민간 사업자에게는 안전시설 설치를 권고하면서 정작 동일한 운영 방식의 공공시설에는 같은 수준의 안전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산구 관계자는 "조례에서 말하는 승차구매점은 상행위를 하는 점포를 의미하기 때문에 민원창구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며 "다만 안전 확보는 필요한 만큼 입지와 교통 여건을 고려해 시설 보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주민 안전' 만큼은 공공·민간 분야의 동일한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안전에 있어 상행위 여부만으로 공공시설과 민간시설을 차등을 둘 이유가 전혀 없다"며 "시설 성격보다 운영 방식과 위험도를 기준으로 안전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강원 수습기자 sgw@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