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바닥? ‘삼전닉스’ 함부로 줍줍하지 마라”…증권가 경고 나왔다

김주리 2026. 7. 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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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역사적 저점까지 낮아졌지만, 이를 근거로 적극적인 비중 확대에 나서기에는 이르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속에서 실적 전망이 빠르게 상향 조정되는 만큼 현재의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이 단순한 저평가를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LS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PER이 각각 4.8배와 5.3배까지 하락하며 역사적 저점권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주가 하락과 실적 전망 상향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밸류에이션 지표가 빠르게 낮아졌다는 것이다.

다만 LS증권은 숫자만 보고 저평가 매수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과 이익 전망 상향이 동반되면서 이들의 12개월 선행 PER이 각각 4.8배와 5.3배로 역사적 저점권을 나타내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부각될 수준이지만 AI 사이클 주도주 특유의 디스카운트(할인) 구조와 급격한 이익 재평가 기간 중 발생하는 밸류에이션 오류를 고려할 때 추가 비중 확대의 논거로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AI 산업 구조 자체가 과거 반도체 사이클과 다른 부담을 안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알파벳과 메타 등 AI 투자를 주도하는 빅테크들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을 지속하는 동시에 서비스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투자 확대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동시에 공급 확대 압력도 키우고 있다. 황 연구원은 메모리 업체들이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늘릴 수밖에 없는 만큼 결국 업황이 다시 투자와 공급 변수에 민감한 산업 구조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AI 중간재 기업들의 이익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AI 생태계 전반의 투자 지속 가능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투자 대비 자기자본이익률(ROI) 압박이 심화하면서 추가 투자 집행의 정당성이 흔들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하이퍼스케일러 자본지출의 57% 수준까지 급증했는데, 이는 과거 엔비디아 병목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오히려 AI 확산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혔다. AI 서비스를 원활하게 활용하기 위해 요구되는 메모리 사양은 계속 높아지고 있지만, 병목 현상이 지속되면 스마트폰과 PC 등 디바이스 교체 주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 연구원은 “AI의 실질적 활용을 위해 필요한 메모리 기준점은 꾸준히 상향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동시에 메모리 병목 현상이 발생하며 디바이스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데, 이는 AI의 확산을 근본적으로 지연시키는 요인”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시점은) 해당 이익 레벨의 지속 가능성을 시장이 검증하는 기간이자, 공급 확대·미래 마진 훼손을 선반영하는 구간”이라며 “알파벳·메타(2020~2022년)·아마존(2017~2018년)·엔비디아(2023~2024년)의 사례가 이를 방증하며 현재 메모리 업종도 동일한 밸류에이션 트랩 구간에 위치한다”고 풀이했다.

증권가는 결국 현재의 낮은 PER만으로 투자 판단을 내리기보다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여부와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흐름, 메모리 공급 확대 속도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적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시장은 이미 향후 공급 증가와 수익성 둔화 가능성을 일부 선반영하기 시작한 만큼, 단순한 저평가 논리만으로 접근하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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