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I PC용 두뇌 만든다…삼성, 400조 시장 정조준

강해령/김채연/원종환 2026. 7. 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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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PC용 AI칩 출사표
엔비디아·퀄컴과 '맞짱'
4나노 공정…이르면 내년 양산
이 기사는 7월 9일 오후 5시47분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정보 유료 플랫폼인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게재됐습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단독 기사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PC에 쓰이는 AI 가속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 범용 칩을 넘어 AI PC와 로봇 등 피지컬 AI 제품용 고성능 반도체 설계로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도전장을 던진 엔비디아, 퀄컴 등과 PC용 가속기 시장을 놓고 정면 대결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는 AI PC용 AI 가속기 가이아(GAIA)를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시제품을 중국 레노버, 미국 HP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해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양산에 들어간다. 이 칩은 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작된다. 스스로 저장된 정보를 연산할 수 있는 차세대 D램인 프로세싱-인-메모리(PIM)와의 연동도 추진 중이다.

가이아는 PC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기존 프로세서와 달리 AI 연산에 특화됐다.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최적화한 구조로 PC의 생성형 AI 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업계에선 AI PC가 AI 데이터센터에 이은 차세대 AI 반도체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본다. AI 에이전트 시대가 열리면 이를 가장 먼저 구현하는 핵심 플랫폼이 PC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와 퀄컴, 화웨이 등도 AI PC용 가속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이들과 시장 선점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만년 적자 시스템LSI사업부, AI PC용 반도체 '가이아' 개발
해외 고객사에 시제품 공급…엔비디아·퀄컴과 경쟁 불가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인 디바이스솔루션(DS) 내 시스템LSI사업부는 오랫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적자 규모만 7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메모리사업부가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전사 실적을 견인하는 와중에 시스템LSI사업부는 실적 부진이 이어져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사업으로 겨우 체면치레하는 수준이었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오랜 기간 고심했다. 마침내 인공지능(AI) PC용 AI 가속기를 새 먹거리로 낙점했다. 이 시장은 엔비디아,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뛰어들 정도로 성장세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의 성공 여부에 시스템LSI사업부 재도약이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용화 여부에 성패 갈릴 듯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기반의 AI PC용 가속기 ‘가이아’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4년 전에도 PC용 엑시노스 AP를 개발해 2012년 삼성 크롬북에 적용했다. 하지만 PC용 칩 시장 절대 강자이던 인텔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약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삼성전자가 12년 만에 다시 PC용 칩 시장에 사활을 걸고 뛰어든 것은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PC가 AI 생태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AI PC는 연산 속도가 빠른 컴퓨터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를 대신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AI 에이전트 구현의 핵심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다.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의 칩 구조로는 대규모 AI 연산을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어 이를 전담할 고성능 AI 가속기가 필수다.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지난해 910억달러(약 137조원) 규모이던 AI PC 시장은 2031년 2604억달러(약 393조원)까지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이 시장에서 의미 있는 고객사를 확보해 제품 상용화에 성공할지가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산과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성공하면 시스템LSI사업부의 구조적 적자를 단숨에 해결할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기술력으로 승부

AI 에이전트 시장은 이제 막 개화하는 초기 단계인 만큼 AI PC 시장에도 아직 절대 강자는 없다. 업계에선 지난해를 기점으로 시장이 개척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시장에 뛰어든 기업은 엔비디아, 퀄컴, 인텔, 화웨이 등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5월 차세대 AI PC용 칩 ‘RTX 스파크’를 공개하며 시장 흔들기에 나섰다. 퀄컴은 2023년 ‘스냅드래곤 X 엘리트’를 공개했고, 최근엔 보급형 제품인 ‘스냅드래곤 C’까지 선보였다.

후발주자 격인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룡들과의 정면 대결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보유한 독보적 기술력을 감안할 때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긍정적 관측이 흘러나온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AI 연산 기술(NPU) 경쟁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기 때문이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26용 엑시노스의 AI 연산 성능은 애플의 최신 아이폰용 AP 성능을 여섯 배 이상 앞선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가 2년 전 네이버와 공동 개발한 서버용 AI 가속기 ‘마하’의 설계 자산(IP)과 노하우를 활용하면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시스템LSI사업부의 AI 가속기 시장 진출이 삼성전자 기존 고객사와의 이해관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AI PC 시장에서 격돌하게 될 엔비디아와 퀄컴 등은 삼성전자 핵심 고객사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삼성 파운드리사업부에 보안 등을 이유로 수년째 일감을 주지 않고 있다”며 “이번 사업 역시 삼성전자 내부에서 득실을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김채연/원종환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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