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60조 ADR 흥행… 얼어붙은 반도체株 투심 깨울까

박진우 2026. 7. 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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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금 1715억달러 몰려… 외국기업 美 상장 역대 2위
나스닥 상장 계기 가치 재평가 기대… SK스퀘어도 수혜 주목
[연합뉴스]


반도체 고점론으로 얼어붙은 투자심리 속에 SK하이닉스가 미국 자본시장에서 역대급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 나스닥 상장이 글로벌 자금 유입과 기업가치 재평가의 계기가 돼 반도체주와 최대주주 SK스퀘어의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5.3% 오른 218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스퀘어도 4.49% 상승한 132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는 나란히 3거래일 연속 이어진 하락세를 끊고 반등했다. 이는 미국 ADR 공모가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면서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 ADR 공모 주관사들은 현지시간 8일 오후 4시 청약 접수를 마감했다. 공모가는 9일 오후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공모 물량의 7배가 넘는 1715억달러(약 260조원)의 주문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공모가가 8일 종가(207만6000원)를 기준으로 결정될 경우 총 조달 규모는 약 245억달러(약 37조1400억원)에 달한다. 이는 2014년 중국 알리바바의 250억달러 기업공개(IPO)에 이어 외국기업의 미국 증시 자금조달 사례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번 상장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직접 뉴욕을 찾아 힘을 보탠다. 최 회장은 현지시간 10일 열리는 나스닥 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메모리 사업 전략과 중장기 성장 비전을 설명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나스닥 상장이 그동안 국내 증시에 적용돼 온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경쟁사인 마이크론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6배 수준으로, 마이크론(11배 안팎)보다 크게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메모리 밸류체인의 핵심 종목 대부분이 미국 시장에서 직접 투자 가능한 구조로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DR 자체가 이론적인 기업 가치 상승을 보장하지 않지만, 투자자들에게 매매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주주 편의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라며 “또 시장 평가가 우호적인 곳에서 주가를 재평가받고, 이를 코스피 본주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상승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경우 지분 20.07%를 보유한 최대주주 SK스퀘어 역시 순자산가치(NAV) 상승과 함께 지주사 할인율 축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ADR 발행 이후에도 SK스퀘어의 지배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이번 공모 규모가 SK스퀘어의 공정거래법상 최소 지분율(20%) 유지 요건을 고려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추가적인 ADR 발행이 이뤄질 경우에도 지분율 유지를 위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병행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 경우 주주환원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현금 흐름의 일정 금액을 자사주 취득·소각에 활용할 경우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에 따라 SK스퀘어 주가도 동반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SK하이닉스 ADR은 현지시간 10일 나스닥 글로벌셀렉트마켓에서 종목명 ‘SKHYV’로 임시 거래를 시작한 뒤 13일부터 정규 거래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진우 기자 pjw1978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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