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키옥시아 투자 대박…6조 현금화, 지분 15%도 보유
베인 컨소 매도로 역대급 수익
CB, 보통주 전환 땐 53조 가치
SK하이닉스가 2018년 4조원을 들인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투자를 통해 8년 만에 기록적인 잭팟을 터뜨렸다. 키옥시아 최대주주이던 미국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이 지난달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하며 투자비 회수를 마무리한 가운데, 베인의 투자에 함께 출자한 SK하이닉스가 지금까지 회수한 자금만 6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는 여기에 수십조원 가치로 불어난 전환사채(CB)를 아직 보유하고 있어 단일 투자로는 역대급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비드 그로스 베인캐피탈 매니징파트너는 9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이상 키옥시아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베인은 지난해 말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기 시작해 지난달 잔여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베인이 이끄는 한·미·일 컨소시엄은 2018년 도시바에서 분사한 낸드 사업부를 2조엔(약 20조원)에 인수했다. SK하이닉스는 당시 베인이 조성한 펀드에 출자자(LP)로 2660억엔(당시 환율 기준 약 2조7000억원), CB 인수에 1290억엔(약 1조3000억원) 등 총 3950억엔(약 4조원)을 투자했다.
투자 이후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업황 악화로 상장이 여러 차례 연기되고 지난해 웨스턴디지털(WD)과 합병을 시도했다. 그러다 2024년 12월 상장 이후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불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AI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낸드 칩 수요가 폭발하면서다. 업계에선 위기 속에서도 투자를 이어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선구안이 이번 역대급 잭팟의 발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베인의 단계적 지분 매각으로 올 1분기에만 4조1178억원을 확보했다. 이에 더해 베인이 지난달 처분한 잔여 지분(약 14%) 청산 대금 중 SK하이닉스 몫으로 돌아갈 배분액이 약 2조원으로 추산돼 SK하이닉스가 회수한 자금은 6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펀드 출자 원금(2조7000억원) 대비 2.5배에 달하는 현금을 먼저 거둬들인 셈이다.
시장의 관심은 SK하이닉스가 독자적으로 보유한 CB에 쏠린다. SK하이닉스는 향후 보통주로 전환 시 지분 약 15%(7740만 주)를 확보할 수 있는 1290억엔 규모 CB를 쥐고 있다. 현재 지분 가치만 해도 53조원 수준이다.
원종환 기자/도쿄=최만수 특파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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