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형 핵융합 초전도자석 성능시험 통과…“상용화 첫 허들 넘었다”

문혜원 기자 2026. 7. 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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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핵융합로 초전도 자석 성능 시험을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중국이 핵융합 발전 장치의 핵심 부품인 대형 초전도 자석을 세계 최대 크기로 개발해 성능 시험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핵융합 장치 핵심 부품의 완전 국산화를 내세우며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발전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의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플라즈마물리연구소(ASIPP)가 자체 개발한 '토로이달 필드 초전도 자석'과 '고온초전도 중심 솔레노이드 코일'이 전문가 검수와 전체 성능 시험을 통과했다.

새롭게 완성된 토로이달 필드 초전도 자석은 길이 21m·폭 12m·무게 582톤의 D자형 구조물이다. 중국은 개발한 자석이 지금까지 제작된 핵융합로용 초전도 자석 중 가장 큰 규모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 사용하는 자석보다 부피는 1.3배, 저장 에너지는 3배 크다고 설명했다.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만드는 원리다. 수소 원자핵이 초고온·초고압 환경에서 융합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한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청정에너지를 고효율로 생산할 수 있는 '꿈의 기술'로 평가된다.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려면 수소 동위원소를 1억도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로 만든 뒤 자기장으로 가둬야 한다. 토로이달 필드 자석은 플라스마가 장치 벽에 닿지 않도록 가두는 역할을 한다. 유우 ASIPP 연구원은 "1억도짜리 불덩이를 진공용기 안에 띄워두는 보이지 않는 자기장 우리"라고 비유했다.

중국은 같은 날 고온초전도(HTS) 중심 솔레노이드 코일의 성능 시험도 마쳤다고 밝혔다. HTS 중심 솔레노이드 코일은 플라즈마를 생성하는 장치로 핵융합로의 '시동 장치'에 해당한다.

시험 결과 안정적인 전류 운전이 확인됐으며 저장 에너지·자기장 변화율·접합 저항 등 주요 지표가 국제 선도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현정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초전도극저온그룹장은 “HTS 기반 대전류 중심 솔레노이드 코일을 제작해 시험에 성공한 사례는 전세계적으로 드물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번 성과의 핵심이 '완전한 공급망 자립'이라고 강조했다. 초전도 테이프, 극저온·고강도 스테인리스강, 특수 절연재 등 원재료부터 구조설계·저저항 접합·퀜치 보호 기술과 같은 전 과정을 국산화했다는 설명이다. 6년간 진행된 개발 과정에서 47건의 특허와 25건의 산업 표준도 확보했다.

상용화를 위한 비용 절감도 성과로 꼽힌다. 연구진은 고온초전도 테이프(선재) 가격을 미터당 400위안(약 8만8000원)에서 100위안(약 2만2000원) 수준으로 낮춰 향후 핵융합 장치의 경제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그룹장은 “초전도 코일을 만들 때 고온초전도 선재가 대량으로 들어간다”며 “선재 단가가 낮아지면 장치 제작 비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핵융합 발전을 단계적으로 실증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건설 중인 연소 플라즈마 실험 초전도 토카막(BEST)을 2027년 말 완공하고 2030년 전후 핵융합 발전을 목표로 한다. 이후 중국핵융합공학시험로(CFETR)를 통해 세계 최초 핵융합 실증 발전소 구축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를 핵융합 장치 개발의 첫 번째 큰 허들을 넘은 사례로 평가한다. 김재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혁신핵융합설계단 AI기반설계통합그룹장은 "핵융합 장치에서 자석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지만 장치가 자석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며 "2030년대 상용화를 목표로 하더라도 여전히 빠듯한 부분이 있고 이번 성과는 첫 번째 허들을 넘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형 혁신 핵융합로가 고온초전도 자석을 활용한 소형화를 지향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이번 발표에서 대형 초전도 자석을 강조했다. 김 그룹장은 핵융합 개발이 대형 장치와 고온초전도체 기반 소형 장치라는 두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핵융합 장치는 에너지를 담는 큰 그릇과 같아 장치가 커지면 원하는 중심부 온도에 도달하기 쉽다"면서도 "장치가 커지면 무게와 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에 고온초전도체를 사용해 작고 컴팩트하게 만드는 다른 방안도 시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이번에 공개한 대형 토로이달 필드 자석은 상대적으로 기술 성숙도가 높은 저온초전도체 기반으로 제작됐다. 김 그룹장은 "이번 중국 성과는 저온초전도체 기반으로 장치를 크게 키우고 열 출력도 상대적으로 높였음을 실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용화까지는 장치 전체 조립과 극한 조건에서의 장기 운전 시험 등이 남아 있다. 중국 연구진도 이번 자석 시험이 전체 과제의 약 80%를 완료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김 그룹장은 "대부분의 핵융합 장치 개발에서 가장 먼저 보여주는 것이 원하는 자기장을 만들 수 있는 코일 기술 실증"이라며 "중국도 장치에 쓸 수 있는 프로토타입을 제대로 구현했다는 것을 먼저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원 기자 m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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