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4명 중 3명 “HPV 예방접종 알지만 안 맞아”

손지민 기자 2026. 7. 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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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접종을 인지하고 있는 2030 남녀 중 실제로 모든 회차를 접종한 비율은 4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9일 이런 내용의 ‘비혼기 및 임신 준비기 성·재생산 건강권 보장 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7월30일부터 8월8일까지 만 20∼39살 미혼 또는 기혼 무자녀 남녀 104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국내 성·재생산 건강정책은 임신·출산기 기혼여성 중심으로 설계돼 2030세대(비혼기·임신 전 단계) 남녀의 성·재생산 건강은 상대적으로 충분히 다뤄지지 못 했다”고 연구 취지를 설명했다.

HPV는 주로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흔한 바이러스다. 여성뿐 아니라, 남녀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다. HPV는 일부 고위험군의 경우 자궁경부암, 항문암, 구인두암, 외음부암, 질암, 음경암 등 다양한 암의 원인이 된다. HPV 예방접종은 일정 기간 동안 총 3회를 접종해야 한다.

조사 결과, 참여자 1044명 중 HPV 예방접종을 알고 있는 비율은 59.7%였다. 그러나 예방접종을 알고 있다는 응답자 중 실제로 접종을 모두 마친 비율은 23.3%에 불과했다. 3회 모두 접종 완료한 비율은 여성 35.4%, 남성 10.0%로 성별 격차가 컸다. 남성 접종률을 두자릿수까지 끌어올린 데 대해 연구진은 “일부 지자체에서 남성 청소년·청년에게 HPV 백신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고, 인구보건복지협회도 일부 대학과 협업해 HPV 예방접종 캠페인을 통해 지원하고 있는데, 이런 것이 남성의 예방접종률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HPV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비용 부담이 있어서’가 54.2%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 ‘무료 접종 대상자가 아니어서’(35.4%), ‘성관계 파트너가 없어서’(27.6%), ‘불필요하다고 생각해서’(25.2%) 순이었다. 연구진은 “HPV 미접종의 이유로 경제적 부담과 지원 대상 배제라는 이중 장벽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전체 응답자 중 94.7%는 남성에게도 HPV 예방접종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부터 기존 지원 대상인 12∼17살 여성청소년과 18∼26살 저소득층 여성에 더해 12살 남성 청소년까지 HPV 국가예방접종 지원을 확대한 바 있다. 연구 책임자인 김동식 선임연구위원은 “HPV는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감염·전파될 수 있는 만큼, 남녀 모두가 동일 연령대에서 함께 접종하는 것이 개인의 질환 예방은 물론 성별 간 전파 차단과 전체 감염예방 측면에서 더 이득이 크다”며 “남성 청소년도 여성 청소년과 동일하게 12~17살까지 지원받을 수 있도록 연령 확대를 앞당기고, 청년 남녀 미접종자에 대한 지원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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