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일차의료 혁신’ 추진에…의사도, 한의사도 반대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2026. 7. 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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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이 의사, 한의사 양측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한의사들이 지역사회 방문의료와 돌봄 현장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높은 신뢰를 받고 있음에도, 복지부가 양의사 단독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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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료비용 통제에 초점…접근성 저하 우려”
한의협 “사업에 한의사 배제…직역 편향적 폭거”
클립아트코리아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이 의사, 한의사 양측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의사들은 이번 사업이 이른바 ‘한국형 주치의제’ 도입의 단초가 될 것을 우려하는 반면, 한의사들은 한의원이 배제된 데 대해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아직 주치의제의 명확한 정의와 사회적 합의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시범사업이 추진될 경우 일차의료를 강화하기는 커녕, 의료전달체계를 혼란스럽게 하고 환자 진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전일(8일) 발표한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 공모 계획을 언급한 것이다. 지역 주민이 평소 이용하는 동네의원에서 질병 치료·예방, 건강관리, 돌봄까지 포괄적·지속적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게 하는 ‘한국형 일차의료 모델’을 만들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의협은 “시범사업을 들여다보면 환자 인두제적 요소와 위험도별 월정액 지급 등 의료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내용들을 내포하고 있다”며 “이는 의료비용 통제와 환자의 의료 이용 억제에 초점이 맞춰진 모델로, 장기적으로 환자의 선택권을 위축시키고 의료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시범사업 성과지표에 ‘유출률’(타 의원 이용 비중)을 포함시키는 데 대한 반발이 크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환자는 질환의 특성과 중증도에 따라 동네 의원, 지역 전문단과 의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 등 적절한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을 권리가 있다”며 “이를 유출로 평가하는 것은 의료전달체계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가 8일 발표한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계획. 사진 제공=보건복지부

사업 참여 의원에 대한 진료서비스 보상을 통합 수가제와 행위별 수가제 중 선택하도록 설계한 것도 문제 삼았다. 김 대변인은 “환자의 위험도에 따라 월정액을 지급하는 통합 수가제는 의료기관이 정해진 보상 범위 안에서 진료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로, 적극적인 진료와 필요한 검사·처치를 할수록 의료기관의 부담이 증가한다”며 “필요한 진료를 줄이도록 압박하는 과소진료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으며,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축시켜 의료의 질 저하와 환자-의사 간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이번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재차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합리적 방향으로 재설계를 거쳐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한의사들 사이에선 시범사업에 한의원이 배제된 것을 두고 공분이 일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양의사들이 외면하고 있는 지역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한의사와 한의원을 배제한 정부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의협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를 들어 “2026년 7월 현재 일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의의료기관 수는 4869개소로 양방의 2118개소보다 약 2.3배나 많다”며 “한의의료기관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와 지속참여 의향도 각각 82.1%와 74.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한의사들이 지역사회 방문의료와 돌봄 현장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높은 신뢰를 받고 있음에도, 복지부가 양의사 단독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의협은 “한의사 배제, 양의사 단독 모델을 한국형이라 지칭하고, 양방의원만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붓는 행위는 복지부 내 양의사 카르텔의 직역 편향적 폭거”라며 “대한민국의 한·양방 의료이원화체계에 맞춰 국민에게 최선의 일차의료를 제공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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