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절벽에 내몰린 홈플러스…고객도 직원도 씁쓸

김유진 기자 2026. 7. 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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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폐지 후 합정점·메가푸드 마켓 영등포점 가보니
텅 빈 매장에 제품 없는 진열대, 양말 놓인 식품 매대 '우울'
답답한 표정, 휑한 입점 매장…20일 최종 시한 '카운트다운'
텅 빈 매대. [사진=김유진 기자]

"그만둬야죠 뭐."

지난 8일 찾아간 서울시내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영등포점에서 만난 직원의 말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통보받았다. 지난해 3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이래 약 1년4개월 동안 슈퍼사업부문 매각, 일부 점포 폐점 등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회생계획안 연장을 결정하기 위해 붙인 마지막 단서 '2000억원의 운영자금 조달방안'을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에 주어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20일까지 자금 확보에 실패하면 회생절차 폐지가 확정돼 결국 파산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찾아간 홈플러스 합정점과 메가푸드마켓 영등포점은 전반적으로 우울한 분위기였다. 두 매장 모두 한적했다. 식품이 놓여야 할 자리에 양말 제품이 있고 재고가 없는 빈 매대 등은 홈플러스의 현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물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고객들 발길은 줄었고 이렇다보니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이는 다시 재고 부족-고객 외면-영업 악화라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홈플러스 매장 내 판매하지 않는 상품. [사진=김유진 기자]
식품 공간에서 옷을 구매하고 있는 소비자. [사진=김유진 기자]

합정점에서 쇼핑 중이던 한 고객은 "온라인몰에도 물건이 없어 일부러 찾아왔는데 실제로 물건이 너무 없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같은 매장을 찾은 또 다른 고객은 "홈플러스의 특정 물건이 좋아 쟁여놓곤 했는데 이제는 그럴 수가 없다"며 "주변에 약 4000세대 정도가 살고 있기 때문에 항상 사람이 많았는데 이렇게 사람이 없는 것은 처음 본다"고 아쉬워했다. 

매장 직원들의 경우 일을 하면서도 대부분 답답한 얼굴의 모습이었다. 

영등포점의 한 직원은 "동료들이 거의 관두고 최소 인력으로만 운영되는 상황이었는데 (회생절차 폐지로) 이렇게 된 이상 나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자포자기했다. 이어 "옷 제품들이 할인을 많이 하고 있으니 한 번 둘러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홈플러스 매장 입점업체 상황도 마찬가지다. 점포를 찾는 고객들이 없다보니 입점한 약국, 여행사 등 임대매장 분위기는 휑했다.  

한 입점업체 관계자는 "나가라는 소리는 안했지만 이용하는 사람들이 너무 없어서 곧 나가야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영업 중지 안내문이 붙은 입점업체. [사진=김유진 기자]

운영자금 확보 마감시한인 20일까지 홈플러스가 기사회생할 수 있는 묘수를 찾아낼지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한편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 사태에 대해 서로를 탓할뿐 회생에 대해선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조를 포함한 직원들이 적극적인 지원과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수는 나오지 않는 모습이다.

홈플러스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은 "우리야 다른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상관없지만 불쌍한 건 홈플러스 직원들"이라며 "경영자들 때문에 애꿎은 직원들만 살길이 막막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신아일보]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