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위기 구한 돈쭐···한성기업, 실적 회복이 관건

한다원 기자 2026. 7. 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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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기업 입소문···상한가·시총 404억 기록
자사몰서 일부 제품 품절도···실적 상승 이어져야
한성기업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자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 운동에 나섰다. / 사진=챗GPT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크래미로 인지도를 쌓은 한성기업이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금융위원회가 코스피 상장 유지 시가총액 기준을 강화하면서다. 한성기업이 국산 원재료 사용, 참전용사 지원 활동 등을 이어온 애국기업으로 재조명되자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하거나 주식을 매수한 뒤 이를 인증하는 게시글을 잇따라 게재하고 있다.

한성기업은 9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일단 상장폐지 우려에서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들의 반짝 관심 속 이뤄진 현상이라는 점에서, 실적 개선과 기업가치 회복 여부가 향후 경영 안정의 핵심 과제로 여겨질 전망이다.

◇소비자들 돈쭐에 한성기업 '상한가'

한성기업은 국내 최초로 게맛살을 대량 생산하며 대중화를 이끈 수산물 가공기업이다. 지난 1989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됐다. 소비자들에게는 크래미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의 발표에 따라 한성기업은 위기를 맞았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1일부터 코스피 상장폐지 시총 기준을 300억원 미만으로 강화했기 때문이다. 내년 1월부터는 해당 기준이 500억원으로 오르게 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성기업이 애국기업이라는 점이 재조명되면서 반전을 맞았다. 한성기업은 한국전쟁 당시 참전한 UN군 참전용사를 위한 음악회를 25년간 후원해왔고, 제품 원재료도 국산만 사용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다. 이후 소비자들은 한성기업 제품 구매, 주식 매수를 인증하는 게시물을 잇따라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한성기업은 홈페이지를 통해 '감사의 말씀'을 게시하고 "참전용사분들게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한성기업 회장님이 이사장으로 계시는 호국문화진흥위원회에서 열고 있는 행사"라면서 "애국기업이라는 과분한 이름으로 칭찬해 주시지만 저희뿐 아니라 뜻있는 기업의 후원과 음악인들의 봉사 없이 이룰 수 없는 행사"라고 말했다.

또 "국산 원료를 우선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수백개에 달하는 식품을 좋은 품질과 더불어 부담 없는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국산 원재료와 함께 다양한 국가의 원재료도 선별해 함께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소비자가 한성기업 제품을 구매한 인증 사진.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주가 역시 반응했다. 이날 한성기업은 상한가(1주당 6510원), 시가총액 404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는 지난 6일부터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7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3.78% 오른 4810원, 8일에는 4.16% 상승한 50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소비자들은 "냉동식품이 이정도로 품질이 좋은지 몰랐다", "품절되기 전에 많이 구매해둬야 겠다", "애국기업인데 상장폐지 막아야 한다" 등 의견을 내놓고 있다.

◇주가는 오르지만···실적 회복이 관건

한성기업의 주가가 줄곧 오르고 있는 가운데 실적 회복이 뒷받침될지가 관건이다. 한성기업은 지난 2017년 임우근 회장과 임준호 대표가 각자대표 체제로 바뀌면서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임준호 대표 취임 이후 한성기업의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한성기업은 지난 2017년 매출 3228억원, 영업익 6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6% 올랐고, 영업익은 15%나 감소했다. 이듬해 한성기업 매출은 2869억원, 영업익 8억원을 기록해 수익성이 급감했다. 매출 역시 3000억원대에서 2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2019년에는 영업손실 83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2020년부터는 영업익 64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실적 상승세가 이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2% 하락한 3185억원, 영업익은 47% 급감한 58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수산물 소비 둔화, 수익성 중심 경쟁 심화 등이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대표 제품인 크래미 역시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게맛살 시장에서는 사조에 점유율 1위를 내준 상태다. 업계 추정 기준 게맛살류 시장점유율은 사조(42.8%)가 1위고 한성기업(36.8%), 동원F&B(13.8%) 등 순이다. 한때 게맛살 시장을 선도했던 크래미도 경쟁사 제품 확대 속 시장 지배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한성기업의 주가 상승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응원 성격이 강한 만큼 장기적으로는 실적과 기업가치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결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현재의 관심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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