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 조인성 “몸 갈아 넣으며 찍어…‘조카프리오’라 불러주오”[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6. 7. 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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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지독함은 기본값”…무릎 수술에도 커밍아웃 후 직진
“한국 영화의 ‘호프’되길”
사진 I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배우 조인성(45)이 영화 ‘호프’로 돌아왔다. 한국영화 역대 최고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자, ‘피극지왕’ 나홍진 감독의 SF 스릴러 신작에서 그는 다시 한번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과 마주했다.

조인성은 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호프’(감독 나홍진)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회와 치열했던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솔직하고 유쾌하게 털어놓았다.

영화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마을에 밀려든 믿기 힘든 현실과 맞닥뜨리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일찌감치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극 중 조인성은 사냥과 낚시로 소일거리를 하다가 고씨 노인의 싸움소를 참혹하게 죽인 존재를 쫓아 산으로 향하고,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과 마주하게 되는 마을 청년 ‘성기’ 역을 맡았다.

“나홍진 감독의 지독함은 디폴트…무릎 부상에도 커밍아웃 후 직진”
사진I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조인성과 나홍진 감독의 첫 만남은 시작부터 강렬했다. 조인성은 “나 감독님이 처음에 시나리오를 주면서 ‘안 뛰어도 된다’고 하셨지만 믿지 않았다. ‘추격자’, ‘황해’, ‘곡성’ 등 전작만 봐도 배우들이 몸을 사리지 않지 않나”라며 “시나리오엔 단순히 ‘뛴다’고 적혀 있어도 어떻게 뛸지는 유추할 수 있었다. 역시나 보통 뛰는 게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특히 당시 조인성은 무릎 수술을 받아 점프나 전력질주 같은 무리한 동작을 절대 피해야 하는 상태였다. 그는 “제 상태 때문에 영화 퀄리티가 낮아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 감독님께 미리 내 몸 상태를 커밍아웃했다. 감독님은 ‘뛸 일 없다’며 안심시켰지만, 막상 현장에 가니 배우로서 몸을 갈아 넣지 않을 수 없었다”고 웃어 보였다.

현장에서 타협을 모르는 나 감독의 완벽주의에 대해서도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조인성은 “나 감독님의 지독함은 ‘디폴트값(기본값)’이다. 그걸 두고 따지면 나만 손해”라며 “고작 한 번에 오케이 컷을 받으려고 나홍진 감독과 작업하겠나. 100번 찍을 걸 30번 만에 받았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합천 도로 달리기 장면에서는 눈이 녹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1시간 넘게 공들인 피범벅 분장을 한 채 대기하다 철수하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그는 “3월 추운 응달에서 풀세팅을 하고 기다리는 걸 우리는 ‘점호’라고 불렀다. 한 달로 예정했던 합천 촬영이 20일 넘게 길어졌지만, 날씨와 타협하지 않는 그 지독함과 에너지가 있었기에 관객이 만족할 최상의 결과물이 나온 것”이라고 신뢰를 표했다.

“앞으로 ‘조카프리오’라 불러달라”…목숨 건 말 추격신
사진I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후반부 완성된 압도적인 액션 신에 대한 고충도 털어놨다. 특히 아스팔트 위에서 말과 자동차가 벌이는 위험천만한 추격신은 전 스태프와 배우가 예민함의 최고조 상태에서 찍어낸 명장면이다.

조인성은 “말은 절대 아스팔트에서 탈 수 없고, 까딱하면 큰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회가 몇 번 없다는 걸 모두가 숙명적으로 알고 찍었다”며 “감독님이 말을 한 발로 타라고 주문하셔서 무술팀과 마장 마술 팀에 문의했더니 다들 ‘그렇게까지는 안 한다’고 하더라. 그걸 내가 해냈다. 정말 힘들게 살아 돌아왔으니 앞으로 ‘조카프리오’라고 불러달라”고 전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긴 후반 작업으로 개봉이 늦어진 점에 대해서는 “처음엔 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 싶었지만 곧 체념했다”며 “내가 조바심을 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지 않나. 감독님이 원하는 최상의 상태로 후회 없이 관객과 만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덤덤히 밝혔다.

“태풍 뚫고 피는 능소화처럼…한국 영화에 희망 되길”
사진I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현장의 중심을 잡아준 황정민에 대해 “위험한 장면이 많았는데 늘 존중받는 느낌을 주셨고, 밥 먹을 때 메뉴 하나까지 배려해 주셨다. 존경하는 선배”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정호연에 대해서는 “세계화라는 좋은 타이밍에 싹이 보이는 훌륭한 배우가 나타나 반갑다. 세계 속의 ‘슈퍼 코리안’으로 자리 잡길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본인의 직접적인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좋은 작품을 잘 만들어 외국 분들도 좋아해 주시게 하는 것이 제 몫”이라며 소신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인성은 최근 침체된 극장가와 한국 영화계를 향한 따뜻한 바람을 전했다.

“장마와 태풍을 뚫고 하늘을 업신여기듯 피어나는 능소화라는 꽃이 있습니다. 안팎으로 영화계가 많이 어렵고 힘들지만, 태풍 속에 피어나는 능소화처럼 이 작품이 관객들의 품속에서 활짝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만들었으니, 그 희망이 관객들에게 닿기를 바랍니다.”

오는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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