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깎아주는 선한 임대인 없냐”는 저출산위 부위원장의 말 [플랫]
이재명 대통령이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려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된다. 저출산위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은 범부처 단위의 저출생 관련 ‘싱크탱크’다. 이재명 정부의 저출산위는 더욱 특별하다. 인구전략기본법에 따라 오는 9월 ‘인구전략위원회’로 이름을 바꾸고 ‘제1차 인구전략 기본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저출산위 언론 간담회가 열렸다. 이재명 정부의 저출생·고령화 정책 비전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저출산위를 대표해 김진오 부위원장이 1시간 반가량 정책 견해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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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질문에 비해 답변은 난해했다. ‘전월세를 살거나 무주택인 청년층, 젊은 부부에 대한 대책’을 묻는 말에 김 부위원장은 서울시의 청년 전월세 지원책이 전국으로 확대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운을 떼더니 “아이를 데리고 전월세를 산다고 하면 국가나 지자체가 아닌 임대업자가 비용을 좀 깎아주면 안 될까. 공동체 정신에 따라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제가 볼 때 지쳐간다. 지난 정부에서 세금이 없었다”며 “(전월세를 깎아주는) 그런 선한 사마리아인 같은 분들은 왜 우리나라에 나타나지 않지? 이런 것도 언론이 한 번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의 청년 지원책이 가족 지원책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는 ‘동문서답’이 돌아왔다. 김 부위원장은 “1인 가구가 됐든 2인 가구가 됐든 가정이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것에 대해서는 똑같이 지원해야 되지 않나 싶다”며 “10대, 20대 초반이 사랑을 해서 아이를 가졌는데 세상이 두려워, 손가락질이 의심돼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10대의 사랑의 결실이 아이로 나타날 수 있는 현실을 간절히 소망한다”며 “그들이 앞으로 20~30년 뒤에 국방의 의무를 진다. 납세 의무, 교육의 의무 등 헌법에 나와 있는 4대 의무를 수행한다. 나아가서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를 다 낸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의 생각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저출생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의 ‘입’이라고 할 만한 자리에서 내놓는 말들이라기엔 너무 추상적이고 개인적이며 청년의 눈높이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김 부위원장은 “생애 전 주기 돌봄 시스템을 만들어서 ‘K돌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 플랫폼을 다른 나라에 수출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상황에 맞는 돌봄 시스템, 저출생 대책을 잘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저출산위의 인식으론 수출은커녕 한국인이 납득할 만한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 이혜인 기자 hyein@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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