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ICE 멕시코이민자 총격사망에…셰인바움 대통령 분노 “법적 대응”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6. 7. 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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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장소에 멕시코계 모여 항의 시위
ICE “불법 체류자 단속 중 정당 방위”
유족 “합법적 신분 얻기 직전”…수사 촉구
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에게 총격받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서 또다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으로 민간인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ICE 측은 정당방위를 주장했으나 유족 측은 별도 수사를 요청했으며, 멕시코 정부도 이번 사건에 대해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ICE가 차량 검문을 하던 중 멕시코 국적의 로렌소 살가도 아라우호에게 총격을 가했다. 휴스턴 소방당국에 따르면 아라우호는 복부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ICE 측은 아라우호가 불법 체류자이며, 정지 명령에 불응하고 요원을 차로 치려고 했기에 정당방위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유족 측은 아라우호가 미국에 온 지 35년 동안 범죄를 저지른 적도 없었으며, 현재 취업 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차량에 함께 탔던 한 남성이 아내에게 전화해 “누가 미행하고 있다”고 말했던 점 등을 들어 ICE 표식을 달지 않은 차량이 쫓아오는 것을 보고 강도로 오인해 겁을 먹었을 수 있다고 유족 측은 설명했다. 아라우호가 집을 짓고, 일하는 데 사용해 온 공구를 훔쳐 가려고 할까 봐 두려워했었다는 것이다.

아라우호의 아들 로날도 살가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에서 가족에게 아메리칸드림을 안겨주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며 아버지가 합법적인 이민 신분을 얻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거의 확정 단계에 있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유족은 이 사안에 대한 별도 수사를 촉구했다. 올해 초 미네소타주에서 ICE의 총격으로 미국 시민 알렉스 프레티와 르네 니콜 굿이 사망했을 당시에도 ICE는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목격자 증언과 영상에서 엇갈린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고 AP는 짚었다.

이번 총격 사건이 발생한 텍사스주 휴스턴 매그놀리아 파크에선 ICE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려 수백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이곳은 멕시코계 미국인이 상당수 거주하고 있다. 시위대는 멕시코 국기를 들고 ‘이민자들과 함께하라’, ‘텍사스에서 ICE가 물러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었다.

이번 사건 소식에 멕시코 내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키며, 멕시코 정부도 자국민 사망 소식에 미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에서 멕시코인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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