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XMT 상장 초읽기...삼전닉스에 영향 정말 클까 [정다은의 차이나코어]
6.5조원 조달해 생산·R&D 대규모 투자
AI 붐 힘입어 올 1분기 순익 18배 급증
가성비로 범용 디램시장 빠르게 잠식했지만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여전히 격차 커

중국 최대 D램(DRAM) 업체 창신메모리(CXMT)가 기업공개(IPO) 초읽기에 들어갔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추격은 물론 장비·소재 등 중국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낙수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반도체 자립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다만 메모리 경쟁의 핵심축으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투자 계획은 이번 투자설명서에 포함되지 않았고 선두 업체와의 기술 격차도 여전해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CXMT는 이번 IPO를 통해 295억 위안(약 6조 530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중신궈지)에 이어 상하이증시 커촹반(科創板·과학기술주 전용 거래 시장)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조달 자금은 각각 생산능력 확충 및 고도화에 75억 위안, D램 기술 업그레이드에 130억 위안, 차세대 연구개발에 90억 위안을 투입할 예정이다.
2016년 설립된 CXMT는 안후이성 허페이에 본사를 두고 있다. 베이징에도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상하이 신규 팹(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AI 붐에 힘입어 지난해 3%대에 불과했던 글로벌 D램 점유율은 올해 8% 수준까지 빠르게 상승했으며 적자에 머물던 순이익도 지난해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올 1분기 매출은 508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9%, 순이익은 247억6200만 위안으로 1688% 폭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CXMT 상장이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중국은 메모리칩 자급률을 수 년 전 5% 안팎에서 올해 기준 25%까지 끌어올렸고 2028년에는 30%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CXMT가 대규모 자본 조달을 통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면 이 같은 흐름에 더욱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평가다. 미국 반도체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CXMT의 생산능력이 올해 말 월 35만 장 수준으로 늘어나 같은 기간 마이크론의 월 38만 5000장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2028년에는 월 50만 장으로 전 세계 D램 공급량의 17%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생산능력만 놓고 보면 CXMT가 조만간 마이크론을 제치고 세계 3위 D램 업체로 올라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이 반도체 공급망 국산화를 병행하고 있는 만큼 CXMT의 생산능력 증대로 장비·소재 기업들에도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현재 D램 산업 경쟁의 핵심축인 HBM에서는 격차가 크다는 평가가 많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4 양산 경쟁에 들어간 반면 CXMT는 HBM3E를 내년에야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 양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출 규제가 결정적인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CXMT는 이번 투자설명서에서도 HBM 증설을 위한 별도 자금 투입 계획을 명시하지 않았다. 세미애널리시스는 지난해 말 CXMT의 전체 생산능력 월 26만 5000장 가운데 HBM 배정 물량은 약 5000장으로 전체의 2%에도 못 미친다고 추정했다. 이 비중은 올해 말 3만 장, 2027년 말 5만 5000장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최신 서버와 PC의 주력 제품인 DDR에서도 한국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는 2~3년가량 벌어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XMT는 DDR5 양산에 나섰지만 수율이 아직 낮은 것으로 알려졌고 회사 측도 구체적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생산능력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재고 회전율에서도 차이가 크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CXMT의 재고 회전율은 각각 0.78배, 1.29배, 1.44배였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모두 2배를 웃돌았다.

이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선두 업체들이 시장 수요에 맞춰 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에 집중하는 사이 CXMT가 범용 D램 시장에서 빠르게 빈틈을 파고든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생산능력에서 서버용 비중은 44%, HBM 비중은 9%로 향후 두 분야를 합친 비중은 7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거꾸로 말하면 범용 D램 중심의 CXMT가 글로벌 선두 업체들과 고부가가치 메모리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기까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점도 한계로 꼽힌다. CXMT의 전체 매출 중 중국 본토 비중은 42.79%, 홍콩은 57.21%이며, 해외 비중은 2.79%에 불과하다. 투자설명서에 명시된 주요 고객 역시 알리바바클라우드, 바이트댄스, 샤오미, 아너 등 대부분 중국 기업이다. 상위 5대 고객에 대한 주력 사업 매출 의존도도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각각 74.12%, 67.30%, 68.08%에 달했다.
서버용 D램 매출 비중이 2024년 8.39%에서 지난해 26.51%까지 급등한 것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기보다는 중국 정부의 AI 인프라 국산화 지침에 힘입어 국내 수요가 급증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는 지점이다. 실제 중국 최대 전자상가인 선전 화창베이에서는 올해 들어 정부 지침에 맞춰 CXMT의 서버용 메모리 모듈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재경은 “더 영향력 있는 제조업체로 성장하기 위해 CXMT는 생산능력 확장은 물론 기술 축적을 늘리고, 하위 고객층을 확대하며, 더 넓은 국제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면서 “이제 경쟁은 비용 우위나 국내 대체재 경쟁이 아니라 지속적인 혁신, 공급망 통합,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정다은 특파원 downright@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란, 정신 나간 사람들” 튀르키예서 분노한 트럼프
- “무서워서 더는 이렇게 못 산다” 몸살 앓던 日 결국…반달가슴곰 포획 허용 검토
- 국토부, 철도안전 위반 5건에 과징금 18억 6000만 원 부과
- “수면제 음료 먹인 뒤 달걀로 기도 막아”…상속 노리고 아버지·형 살해한 40대
- 탈모약 찾더니 주식까지 찍어...LG 엑사원, 투잡·쓰리잡 뛰는 ‘쓸만한 AI’ 됐다
- “건강에 좋대서 자주 먹었는데”…‘이 음식’ 속 기생충 감염 급증, 美서 무슨 일이
- 사놓고 못 파는 기업 4000곳…‘AI發 공포’에 발목 잡힌 사모펀드
- 6번째 숙취 운전한 40대...새벽 일하던 환경미화원은 다리를 잃었다
- 긴장감 커진 6월 FOMC “몇몇 위원, 금리 인상 검토 언급”
- “제발 해결 좀” 이건 진짜 못 참겠다는 서울 시민들…분노 부르는 최악의 민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