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메리츠 ‘홈플러스 사태’ 평행선…민주당, 국민연금 앞세워 압박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중재에도 입장차 지속, 민주당 국회 청문회 추진
국민연금과도 MBK파트너스 투자금 회수 논의하면서 압박 수위 높여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중재에도 홈플러스 긴급운영자금(DIP금융) 마련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양측의 결단을 촉구하면서도 국민연금에 MBK파트너스 펀드 투자금 회수를 요청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정치권 중재에도 MBK vs 메리츠 평행 대치 여전
민병덕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메리츠금융이 법무·회계법인의 검토를 거치고 이사회에서 배임 소지가 없는지 확인하고 의결해야 홈플러스 DIP금융 1000억원을 집행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민 위원장은 “이렇게 메리츠금융이 1000억원 규모의 대출보증도 까다롭게 하겠다는데 MBK파트너스는 메리츠금융에서 2000억원 대출서류를 써야 자사와 김병주 회장도 1000억원 보증서류를 내겠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브리핑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 이날 개최한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MBK파트너스·메리츠 경영진 간담회’ 및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간담회’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열렸다. 앞서 간담회에는 민 위원장과 김남근·이훈기·김윤·박희승·권향엽 민주당 의원 외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가 참석했다. 두번째 간담회에는 민주당 의원들 외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함께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20일까지 즉시항고를 할 수 있는데, 이 기간 안에 운영자금을 조달해 항고하고 법원에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
현재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이어가기 위한 운영자금은 3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대금 1200억원에 더해 메리츠금융에서 DIP금융 1000억원을 집행하면 약 1000억원의 추가 운영자금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메리츠금융은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이 연대보증을 서면 DIP금융 1000억원을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최근 MBK파트너스는 메리츠금융이 2000억원 규모의 DIP금융을 집행하면 자사와 김병주 회장이 1000억원을 연대보증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MBK로부터 보증을 받더라도 자체적인 법무·회계법인 검토와 이사회 결의 여부에 따라 DIP금융 1000억원을 집행하지 않을 여지를 남겼다. MBK파트너스 역시 1000억원을 집행하겠다는 메리츠금융을 향해 2000억원 집행을 확정해야 자사와 김 회장이 1000억원 연대보증을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양 쪽 모두 자신들의 부담은 실제 이행하지 않을 여지를 남겨두면서, 상대방의 부담은 계속 요구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두고 '양쪽 다 지뢰를 많이 심어놨다'고 표현했다.
민주당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의 책임 소재를 살펴보기 위한 청문회를 추진할 방침이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브리핑에서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이 홈플러스를 청산으로 의도적으로 몰고 갈 가능성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국민연금에는 MBK 투자금 회수 촉구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 양쪽을 향해 홈플러스 사태 해결에 성의를 보일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김 의원은 MBK파트너스에 대해 “홈플러스 사태만 잘 해결하면 한국에서 사모펀드 영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한국에서 그런 영업을 할 수 없도록 확실히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위원장은 메리츠금융에 대해 "홈플러스 제1채권자로서 많은 수익을 얻고 있는데 홈플러스 회생에 대해 무엇을 했는지 질문하자 이자를 받는 것을 유예했다고 대답했는데 그건 법적으로 유예가 된다”며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 사태에 따른 민생대란 해결에 단 1원의 금액도 지금까지 낸 적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국민연금을 지렛대 삼아 MBK파트너스를 향한 압박 강도를 높이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2015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당시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보통주에 6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알려졌는데 상황에 따라 이 금액이 손실로 모두 바뀔 수 있다.
국민연금은 MBK파트너스의 사모펀드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기도 했다. 을지로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MBK파트너스 사모펀드 11곳에 투자했는데 2개가 청산됐고 2개는 청산 중이다. 나머지 7개의 투자금액은 약 2조2000억원 수준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일 오후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에서 MBK파트너스 중징계를 결정했다. 홈플러스 투자 과정에서 출자자(LP)의 이익을 침해하고 업무집행사원(GP)으로서 영업행위 준수 의무를 위반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향후 금융위원회 안건소위와 정례회의에서도 같은 결과가 이어지면 MBK파트너스는 최종적으로 중징계를 받게 된다.
김남근 의원은 “국민연금 위탁계약서에 따르면 사모펀드가 중징계를 받을 경우 그것을 이유로 투자금을 회수하고 앞으로 투자하지 않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한다”며 “이번 제재가 확정되면 국민연금의 MBK파트너스 투자금 중 1500억원을 당장 회수할 수 있고, 회수 가능성이 있는 다른 투자금은 1조2000억원 정도인데 일단 회수 과정에서 손실이 나지 않아야 하고 다른 LP의 동의도 같이 받아야 실제 회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사모펀드 투자 같은 대체투자에는 사회적 책임(ESG)을 적용하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대체투자에도 적용하겠다고 했다”며 “사회적 비난을 받는 사모펀드나 관련 투자에 대해 사전점검을 통해 신중하게 투자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규연 (gwe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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