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수사 안 한다? 검찰이 언론에 알리면 돼"... 보완수사권 대안 정녕 있나

이유지 2026. 7. 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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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검찰 개혁'의 시간이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 등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격화하는 상황에서 경찰 수사 통제 방안으로 "검사가 언론에 알리면 된다"는 주장이 범여권 인사에게서 나왔다.

이와 관련해 최 전 의원은 검사가 성범죄 관련 추가 증거 수집을 요구했는데도 경찰이 수사하지 않는 상황을 가정하면서 "보완수사권이 완전히 폐지됐다고 쳤을 때, 내가 검사면 언론에 바로 알리겠다"며 "수사관 교체 요구권도 포함돼 있는데 공표하면 경찰이 뭉개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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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공표하면 경찰이 못 뭉개" 주장
법조계 "전제 자체 불성립, 황당한 대안"
앞서 '조사권 주자' '권익위 수사' 주장도
'김용민·박은정 법' 통제 약화 우려 속출
학계·국회 전문위원 "사건 암장 어쩌나"
편집자주
다시 ‘검찰 개혁’의 시간이다. 검찰권 남용을 막아 일그러진 검찰 국가를 바로 세우면서도, 범죄로부터 국민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개혁 방안은 무엇일까. 범죄 피해자 약자들을 대변해 온 변호사, 일선 형사부 검사, 현장 경찰, 법률 전문가의 진단과 제언을 종합해 성공적인 검찰 개혁과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시스템 구축의 방향과 조건을 모색했다.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친여 성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대담에 참여하고 있다. 유튜브 '매불쇼' 캡처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 등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격화하는 상황에서 경찰 수사 통제 방안으로 "검사가 언론에 알리면 된다"는 주장이 범여권 인사에게서 나왔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여권에서 발의한 형소법 개정안에 담긴 각종 대체 규정 또한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단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 법조계에선 보완수사권 폐지 시 사법통제 공백을 메울 실효성 있는 대책이 사실상 없다 보니 무리한 대안이 난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는다.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친여 성향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광주에서 여고생이 피살된 '장윤기 사건' 관련 대담 중 "보완수사권이 있어야만 제대로 밝혀지고 처벌될 수 있는 것이냐는 문제가 핵심"이라고 운을 뗐다. 장윤기에 대해 당초 경찰은 형량이 낮은 단순 살인 혐의로 송치했으나, 검찰이 보완수사로 강간살인 정황을 밝혀내 기소했다. 특히 관련해서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아버지가 담당 수사관과 통화하고 증거를 인멸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최 전 의원은 검사가 성범죄 관련 추가 증거 수집을 요구했는데도 경찰이 수사하지 않는 상황을 가정하면서 "보완수사권이 완전히 폐지됐다고 쳤을 때, 내가 검사면 언론에 바로 알리겠다"며 "수사관 교체 요구권도 포함돼 있는데 공표하면 경찰이 뭉개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최 전 의원은 의원 시절 이른바 '검찰개혁' 논의에 앞장서 소위 민주당 강경파와 함께 현 수사-기소 완전 분리 의제를 주도한 사람이다.

최 전 의원 주장을 두고는 논의 중인 개정안으론 전제조차 성립되기 어렵고, 국가가 제도 내에서 형벌권을 제대로 행사할 책임을 민간에 전가하는 것일뿐더러, 형법상 피의사실 공표죄와도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형사사건 경험이 풍부한 권내건 변호사(법무법인 트리니티)는 9일 "언론에 알리는 게 대안이라는 자체가 황당한 측면도 있지만, 형사부 검사 시절 경험에 비춰보면 지금은 보완수사가 가능하기에 경찰의 부실이나 비위가 드러날 여지라도 있는 것이지 아예 폐지되면 기록만 보고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서영교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지난달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해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법조계에선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 시 부작용을 막을 뚜렷한 대안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정부는 공소청 검사에게 '기소 전 사실 확인 조사'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조사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해 기소의 판단 근거가 될 수 없고, 엄격히 규정된 수사 절차에 비해 '깜깜이 제도'가 될 수 있단 문제의식이 나오면서 폐기됐다. 최혁진 의원은 "보완수사를 국민권익위원회가 하면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권익위는 강제수사권이 없다.

국회 논의는 김용민·박은정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범여권 형소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보완수사권은 폐지, 전건송치는 배제하되 보완수사 요구를 강화하고, 각 수사기관에 개방형 직위 수사인권보호관을 신설한단 내용이 골자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이근우 가천대 법대 교수는 "비록 시간은 지연돼도 경찰 수사의 미흡점을 보완하는 정도론 그런 대로 역할할 수 있을지 모르나,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 등 고의적 은폐엔 속수무책"이라며 "수사인권보호관도 오히려 피의자들이 수사관에게 압력을 가하는 창구가 될 우려가 있다"고 봤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에서도 실효성 의문이 나온다. 심정희 법사위 수석전문위원은 법안 검토 보고에서 "(김용민·박은정 법안은) 검사가 보완수사 요구를 불이행하는 경찰에 대한 직무배제·교체를 요구할 수 있을 뿐, 징계요구권을 삭제해 강제력을 약화시킨다"며 "기관 간 사건 떠넘기기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유지하는 경우 재수사 내용에 관한 기록이 검사에게 송부되지 않고, 재수사 요청이 1회로 한정된다"며 기록 송부 의무, 재수사 요청 횟수 검토를 제안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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