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떠나면 ‘제조업 트렌드’서 낙오”… 현지공략 실패에도 버티는 한국기업

이정우 기자 2026. 7. 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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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현대모비스 中공장 가보니
기아 옌청공장 가동률 ‘반토막’
수출로 전략 바꿔 7년만에 흑자
세계시장 선도 中서 생존법 모색
2일 중국 장쑤성 옌청 경제기술개발구에 위치한 기아(장쑤위에다기아) 3공장에서 직원들이 차량 내부를 조립하고 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

베이징·옌청=이정우 기자

지난 2일 찾은 중국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시 경제기술개발구 한국산업단지. 이곳에는 중국에 진출한 지 20년을 넘긴 기아(장쑤위에다기아) 공장이 자리하고 있다. 기아의 첫 해외 진출 공장이기도 한 옌청 기아 공장은 중국 시장에서 2016년 정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을 걷다 2024년 수출 집중 전략으로 선회했다. 중국 내수시장 경쟁으로는 최대 생산능력인 75만 대는커녕 손익분기점인 23만 대 생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화수 기아 옌청공장 책임은 “중국 내 판매 감소로 현재 설비능력 대비 약 50% 수준으로 가동되고 있다”며 “2024년부터 수출 전략 차종을 늘려 7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 책임은 지난해 생산량의 약 80%를 해외에 수출했고, 올해 역시 생산량의 80%를 수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인근 현대모비스 공장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2023년부터 내수보다 수출 비중을 늘렸고, 지난해 약 25만 대를 생산해 약 17만 대를 수출했다. 중국 현지 브랜드의 약진으로 소위 가성비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처럼 중국에 진출한 한국 제조업체 다수는 현지 공략 실패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떠나지 않고 오히려 글로벌 시장을 향한 ‘수출전진기지’로 전환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부품과 값싼 노동력을 계속 활용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중국을 떠날 경우 세계 제조업 트렌드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한국 기업들을 중국 시장에 붙들어 두는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 기업 관계자는 “중국이 트렌드라는 사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과거 ‘짝퉁’과 ‘기술 탈취’의 대명사였던 중국은 현재 제조업 강자를 넘어 첨단산업 분야를 선도하며 미국 등과 경쟁 중이다. 대표적 분야가 자율주행차다. 베이징(北京) 자율주행시범구 혁신운영센터에 따르면 베이징 일부 지역에서는 시스템(기계)이 완전히 주행을 담당하는 ‘고도자율주행’(레벨4) 차량이 시범 운행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탑승한 자율주행 미니버스는 별도 운전석 없이 핸들이 알아서 움직였다. 베이징시는 더 나아가 ‘차-도로 일체화’를 추진하고 있다. 도로 노변 인프라에 인공지능(AI)을 탑재해 도로 위 자율주행 차량에 전방위적인 교통 감지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2020년 설립된 자율주행시범구는 2024년 말 서울 면적 규모인 600㎢까지 ‘차-도로 일체화’ 구역을 확장했고, 향후 약 3000㎢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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