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자영업자 눈물 없게…‘배달·오픈마켓·숙박’ 플랫폼 갑질 손본다
환불 비용 떠넘기기 등 횡포 지속
내달부터 불공정행위 집중 검증
온플법 제정 지연되자 현장조사
입법 공백 기간 시장규율 나선 듯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달 ‘배달·오픈마켓·숙박’ 등 3대 온라인 플랫폼 시장 입점업체 피해 조사에 전격 돌입한다. 플랫폼업체가 자영업자에게 전가한 비용이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한 조치다. 최근 급증한 ‘플랫폼 갑질’을 막기 위한 온라인플랫폼법 제정이 지연되자 공정위가 입법 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시장 규율에 나선 것이다.
9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8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배달·오픈마켓·숙박 등 3대 플랫폼과 이들 입점업체 사이 거래 현황·불공정행위 사례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에 들어간다. 플랫폼별 상위사를 중심으로 환불·정산·이용정지·거리제한 등 운영정책에 따른 입점업체의 피해 상황을 중점적으로 살핀다는 계획이다. 배달은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오픈마켓은 쿠팡·11번가·인터파크, 숙박은 야놀자·여기어때·쏘카 등이 주요 조사 대상으로 파악된다.
특히 공정위는 환불 규정을 비롯해 플랫폼 기업들이 보유한 입점업체 영업 데이터 접근성 문제 등 새롭게 제기되는 피해 사례를 다수 확보, 관련 내용에 조사를 집중할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는 “신규 유형의 사업 등장에 맞춰 제도 개선과 자율 규제 등을 이어 가고 있지만 입점업체 피해가 누적되며 소비자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공정위 조사는 미국의 문제 제기로 온라인플랫폼법 제정이 지연되는 데 따른 피해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정부와 여당은 온라인플랫폼법을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갑을관계에 집중한 ‘거래공정화법’과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규율을 담는 ‘독점규제법’ 제정안으로 나누고, 이 가운데 독점규제법은 입법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다. 하지만 미국 측이 통상 문제로 삼으면서 입법 절차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미국은 한국의 온라인플랫폼법 제정 움직임을 쿠팡 등 자국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로 판단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문제 제기로 온라인플랫폼법 제정이 지연되면서 플랫폼 입점업체 피해 사례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된 플랫폼 분야 분쟁 조정 접수 건수는 전년 대비 32% 늘어난 440건이었다. 온라인 플랫폼 분쟁 조정 건수는 2022년 111건에서 2023년 229건, 2024년 333건으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플랫폼 기업들이 소비자 친화적 정책을 내세우며 관련 피해는 입점업체에 전가하면서 해당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조정원에 접수된 최근 사례를 보면 해외구매대행업자인 A 씨는 오픈마켓 B사를 통해 소비자에게 상품을 정상 판매했다. 해당 상품은 정식 해외배송과 통관 절차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됐으나 B사는 배송 완료와 관련한 전산 확인이 안 된다며 임의로 판매대금을 직권 환불했다. B사의 임의 조치로 환불 비용은 고스란히 A 씨 몫이 됐다.
오픈마켓 C사는 위조상품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며 입점업체 D사에 정품 여부·유통 경로에 관한 소명을 요구하는 한편, 즉각 해당 상품의 판매 중지와 판매 계정 이용 정지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 상품은 판매 등록만 진행돼 실제 판매조차 되지 않았다. D사는 소명자료를 제출했지만, C사의 조치는 그대로 유지돼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신병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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